[항저우 장애인AG]사격 이철재, '로더' 아내와 함께 동메달 획득
남자 휠체어펜싱 대표팀도 값진 동메달 합작
이철재(스포츠등급SH2·충북장애인사격연맹)가 아내 강혜영씨와 함께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경기대회(APG)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철재는 2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혼성 SH2 R9(50m 공기소총복사) 결선에서 합계 228.7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APG 출전에 얻은 값진 메달이다.
특히 아내이자 로더인 강혜영씨와 함께 일궈낸 메달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철재의 스포츠등급인 SH2는 경추 장애인으로 선수를 대신해 실탄을 장전해주는 로더가 있다. 로더는 경기 운영을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철재는 로더 역할을 아내인 강혜영씨에게 맡겼다.
이날 이철재는 이명호(스포츠등급SH2·청주시청)와 3~4위를 다퉜다. 10발까지 쏜 점수에서 0.8점 앞선 208.3점으로 이명호(207.5점)에 앞서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지만 12발에서 228.7점을 기록, 229.2점을 쏜 알다헤리 사이프 아흐메드 사이프(아랍에미리트)에 밀리면서 3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함께 출전한 박승우(스포츠등급SH2·광주광역시청)는 6위(164.3점)로 결선을 마무리했고, 차이참난 애너슨(태국)이 합계 251.7점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장애인 수영의 간판 조기성(스포츠등급 S4·부산장애인체육회)도 같은 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1분30초0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3관왕(자유형 50·100·200m),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같은 종목 은메달 3개를 수확한 바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 시상대에 올랐다.
APG에서만 7번째 메달을 목에 건 조기성이지만 이날 은메달은 의미가 남달랐다. 그는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3관왕에 오른 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자유형 100m 5위, 자유형 200m 6위에 머물렀다.
슬럼프의 원인은 점점 심해지는 장애였다.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하는 조기성은 시간이 갈수록 어깨 관절과 근육이 굳고 있어 역영이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고전으로 조기성은 한때 은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조기성은 포기하지 않고 자유형이 아닌 평영에 도전했고, 올해 8월 영국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자유형에 대한 도전도 계속 이어갔다. 배형근 감독의 체계적인 훈련으로 상체에 의존하는 게 아닌, 허리를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해 예전의 기량을 조금씩 찾아갔다. 결국 그는 항저우 대회에서 자유형 종목 시상대에 서며 건재함을 알렸다.
경기 후 만난 조기성은 “금메달을 노렸는데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1분31초대였던 내 시즌 최고 기록을 앞당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한동안 평영과 개인혼영 위주로 운동해서 자유형이 조금 걱정이었는데 은메달을 땄다. 이전보다 좋아진 게 느껴져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역시 나는 자유형을 포기하면 안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첫 경기에서 은빛 물살을 가른 조기성은 26일 자유형 50m와 배영 50m에서 추가 메달을 노린다. 조기성은 “남은 대회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배영 등) 다른 종목도 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남자 휠체어펜싱 대표팀도 중국 항저우 전자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도를 45-29로 제압했다. 맏형 김건완(스포츠등급 A·충남장애인펜싱협회)을 비롯해 류은환(스포츠등급 B·롯데지주), 이진솔(스포츠등급 A·코오롱FNC), 최건우(스포츠등급 A·광주장애인펜싱협회) 등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1975년생부터 2001년생까지 신구 조화를 이뤄 한국 펜싱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겼다.
이진솔은 경기 후 “(태국과의) 준결승에서는 긴장했는데 경기를 뛰다 보니 몸이 풀려 부드럽게 공격할 수 있었다. 코치진의 지시에 따라 자신 있게 팔을 뻗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상대의 빈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팀원들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주희 기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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