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운이죠” 공룡들 35세 타격왕의 ‘야구 샤머니즘’…득도했나, 내려놔서 더 무섭다[준PO]

김진성 기자 2023. 10. 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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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가 원래 그런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NC 다이노스 타격왕(0.339) 손아섭(35)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교타자다. 힘을 주는 것보다 빼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손아섭의 모습을 보면 마치 야구에 해탈한 사람같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리고 ‘야구 샤머니즘’을 어느 정도 믿는다.

2023년 10월 23일오후인천광역시문학동SSG랜더스필드에서진행된'2023KBO포스트시즌'준플레이오프2차전SSG랜더스와NC다이노스의경기/인천=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손아섭/NC 다이노스

손아섭은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앞두고 도파민 얘기를 꺼냈다. 신체를 각성 및 흥분시키는 물질으로서, 적당히 분배되면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나와있다. 손아섭은 “실제로 도파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데뷔 16년간 우승도 없었고, 타격왕도 처음이었다. 15~16년간 치열하게 야구해보니, 결국 야구는 운으로 갈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아무리 잘 쳐도 상대가 더 잘 치면 못 이긴다”라는 얘기다. ‘바빕신’을 절대적으로 믿는 선수다. 실제 타격은, 너무 잘 맞으면 야수에게 걸릴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이나 포스트시즌이나 야구는 야구다. 손아섭은 어느 정도 내려놔야 야구가 잘 된다는 생각이다. 23일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야구는 운이 중요하다. 내가 누구에게 통산전적이 좋아도 의미 없다. 그보다 당일 컨디션과 운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단, 여기서 손아섭은 확실하게 한 게 있다. “운의 영향이 크지만, 운을 기다리면 안 된다. 운을 만들려면 일단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2022년 극심한 부진 이후 미국 LA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발사각, 스윙궤도 등 자신의 타격철학을 전면 조정했다. 올 시즌 타격왕이 운이라고 한다면, 손아섭에게 엄청난 실례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왔고, 최선을 다했기에 할 수 있는 ‘운 드립’이다.

한편으로 손아섭은 단기전 경험이 거의 없는 NC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그게 경기력이 안 나오는 원인이 되고, 애당초 운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안 만들어진다는 생각이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운에 맡기자는 얘기다.

손아섭은 “아쉬운 플레이가 나올 때도 있다. 그래도 고참인 내가 뭐라고 하면 안 된다. 그럴수록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고 여유 있게 반응해야 한다. 단기전은 전쟁 같은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주눅들면 안 된다. 긴장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했다.

지금까진 손아섭의 뜻대로 잘 되고 있다.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 없이 포스트시즌 3연승을 질주 중이다. 김형준, 서호철, 김주원 등 젊은 타자들의 겁 없는 활약이 돋보인다. 손아섭은 이들의 활약이 흐뭇하다.

손아섭/NC 다이노스
2023년 10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두산의 경기. NC 손아섭이 1회초 무사 1루에서 장원준의 와일드피창으로 2루까지 진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손아섭은 “정규시즌처럼 놀아보자고 했다. 도파민이 머리 끝까지 올라왔다. 매일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물론 손아섭 역시 나쁘지 않다.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합계 13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이다. 그는 “단기전은 내가 잘 쳐도 팀이 지면 기분이 좋지 않다. 내가 못 쳐도 팀이 이기면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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