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천만 원 키 크는 주사약, 무턱대고 맞지 마세요”
[앵커]
성장 호르몬 주사인 이른바 '키 크는 주사'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우리 아이도 한번 맞혀볼까 고민한 분들 계실 겁니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저신장증' 같은 특정 아동에게만 효과가 입증된 상태라며 무턱대고 맞을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육아 고민을 나누는 인터넷 카페, 자녀의 작은 키를 걱정하는 상담 글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딸을 둔 박 모 씨도 고민 끝에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의료진 추천은 성장호르몬 주사인 이른바 '키 크는 주사'였습니다.
[박 모 씨/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의료진이) 예상 키보다는 한 7~8cm, 적게는 한 5cm 정도 클 수 있다."]
1년에 천만 원 정도의 부담에도 의료진 권고로 맞히기로 한 부모도 있습니다.
[강 모 씨/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클 수 있다고 얘기를 들으면, 당연히 부모 입장에서는 맞히게 되는 거니까..."]
하지만 학계에선 이 주사가 '터너증후군' 등 저신장증 아동과, '특발성 저신장증'인 아동들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발성 저신장증'은 100명의 아이 중 키가 하위 3% 이하에 속하는 경웁니다.
[최지은/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본부장 : "그 이상 더 큰 아이들에 대해서는 정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가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이런데도 해마다 처방 건수는 늘어, 최근 3년간 천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저신장증'과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처방된 건 9%뿐입니다.
나머지는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투약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영주/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일반 청소년들의 키 성장에 효과가 있는 듯이 광고 및 처방을 하고 있는데 복지부와 식약처는 이에 대한 특별 점검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장기 부작용 등은 연구된 것이 없어 적절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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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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