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공시하겠다” 물러선 양대 노총…논란은 지속
[앵커]
회계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1년 가까이 힘겨루기를 해왔던 노동계가 노조 회계 공시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한발짝 물러섰습니다.
양대 노총은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면서도 법적 대응은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민주노총이 정부의 노조 회계공시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미 정부 공시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회계 내역을 조합원에게 공개해왔지만, 이를 빌미로 한 정부의 노조 탄압과 혐오조장을 저지하기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참여를 결정한 한국노총과 같은 결정을 내린 겁니다.
양대 노총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우선, 정부가 공시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조합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줄 수 없다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조합원이 입을 수 있는 금전적 피해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단 겁니다.
[이정희/민주노총 정책실장 : "민주노총을 믿고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활동하는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회계공시에 응하게 됐습니다."]
또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3개월 앞당기면서, 내부 설득을 위한 시간이 충분치 못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걸로 분석됩니다.
[이지현/한국노총 대변인 : "시간적 여유가 좀 부족했고요. 올해까지는 어찌 됐든 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공시에는 응하기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입니다."]
양대노총의 결정 이후 정부는 "노동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면서 "회계공시로 우리 사회의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이번 조처를 가능하게 한 정부의 노조법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노총도 관련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노조 회계 공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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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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