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편안 최대 수혜’ 자사고·특목고로 다시 몰린다
내신도 ‘5등급제’로 완화돼
일반고 대비 불리함 사라져
내리막 입학 경쟁률도 반등
대학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에 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이 백지화된 데다 대입 개편으로 내신 부담이 줄면서 이들 고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근거를 되살리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22일까지 입법 예고한다. 교육부는 2019년 초중등교육법에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근거를 삭제하고 2025년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공교육 내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이유로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자사고·외고·국제고는 2025학년도 이후에도 유지된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인기는 내림세였다. 대입 수시모집 비중이 늘어나면서 내신성적에 유리한 일반고를 선호하는 학생이 늘었다. 자사고는 고교 무상교육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점과 대입에서 의약계열 선호 현상 등도 영향을 끼쳤다.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2017년 이후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 6곳, 비서울 광역단위 자사고 5곳이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문재인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 정시모집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가 확실시되면서 경쟁률이 반등했다.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 경쟁률은 2019학년도 1.3 대 1에서 2021학년도 1.09 대 1까지 떨어졌다가 2022학년도 1.3 대 1, 2023학년도 1.45 대 1로 올랐다. 하나고·민족사관고 등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전국단위 자사고 경쟁률도 2019학년도 1.45 대 1까지 낮아졌다가 2022학년도 1.58 대 1, 2023학년도 1.82 대 1로 상승했다.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도 자사고·외고·국제고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중2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9등급제 상대평가가 5등급제로 완화되면서 내신 부담이 줄어든다. 기존에는 상위 4%까지는 1등급, 11%까지는 2등급을 받았는데 5등급제에서는 이 비율이 10%와 34%로 늘어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내신 불리함이 상쇄되면서 자사고와 특목고, 학군지 유명 고등학교 등의 선호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모든 수험생이 같은 과목을 치르게 되면 외고·국제고 등 문과 우수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전처럼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우수 학생들을 독식하고, 주변 일반고가 황폐해지는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특목고에 몰려 특목고가 우수한 대입 결과를 내고, 이에 따라 특목고를 향한 고입경쟁과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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