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김승기 감독의 히든 카드 '대 워니 저격용 트랩', SK는 승부처에서 어떻게 극복했나

류동혁 2023. 10.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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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워니와 허일영은 강했다. 사진제공=KBL

[고양=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 나이츠가 3연승을 달렸다.

SK는 2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를 90대79로 눌렀다.

자밀 워니는 30득점, 17리바운드, 허일영이 17득점, 김선형이 12득점을 기록했다. 소노는 전성현이 27득점(3점슛 5개) 이정현(15득점)이 분전했고, 김진유가 무려 6개의 공격 리바운드(리바운드 12개)를 걷어내면서 인상적 모습을 보였다.

데이터와 다른 경기력이 있었다. 워니는 다소 고전했다. 소노 특유의 변형 수비에 흔들렸다. 하지만, 승부처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해결사였다. SK가 11점 차로 승리를 거뒀지만, 2쿼터부터 막판까지 접전이었다.

소노의 워니 저격용 더블팀은 인상적이었다. 사진제공=KBL

▶전반전

고양 소노 김승기 감독은 경기 전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름 전력 보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벼랑 끝에 새 주인 소노를 찾았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다. 단,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를 스카우트하지 못햇다. 오히려 디드릭 로슨을 원주 DB에 내줘야 했다. 게다가 비 시즌 훈련 시간도 짧았다. 이 와중에 김 감독은 이정현의 각성에 대해 얘기를 했다. 그는 "우리 농구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정현은 지난 시즌 막판 매우 좋았는데, 다시 농구가 망가졌다.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대는 개막 2연승의 최강 SK였다.

SK는 초반부터 확실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워니를 중심으로 매우 효율적 공격 패턴을 가져갔다. 워니의 3점포가 터졌고, 패턴에 의한 허일영의 3점슛이 나왔다. 오세근도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단, 소노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이정현의 과감한 돌파와 미드 점퍼가 연속으로 나왔고, 김민욱도 공격적으로 파울을 얻어냈다.

매치업 문제점이 있었다. 워니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빅맨이다. 소노의 1옵션 외국인 선수 제로드 존스는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다. 1대1로 골밑에서 워니를 막기 힘들다. 이 부분을 SK는 집요하게 공략했다.

워니에 더블팀을 가기 위해 소노가 수비를 좁히자, 소위 '에이스 그래비티'가 생겼다. 이 틈을 간파한 워니는 코너 오재현에게 패스, 3점포가 터졌다. 워니의 시너지 효과 실체였다. 23-11, 12점 차로 SK가 리드를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소노의 작전타임.

소노의 변칙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워니의 수비법을 바꿨다. 존스가 오세근을 맡았다. 워니는 최현민에게 맡겼다. 워니가 중앙 3점 라인에서 볼을 잡고 경기를 조율하는 경향을 간파했다. 최현민이 외곽에서부터 밀착마크를 했고, 워니가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는 시점에서 기습적 더블팀이 들어갔다. SK의 두 차례 공격이 실패했다. 결국 23-15, 8점 차로 점수 차를 줄인 채 1쿼터가 끝났다.

SK는 2쿼터 워니가 벤치행. 소노의 강한 반격이 나왔다. 존스가 바스켓 카운트, 속공 상황에서 전성현의 3점포가 터졌다. 순식간에 23-21, 2점 차로 추격했다. SK의 작전 타임.

1쿼터 잠잠하던 전성현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SK 공격 실패. 그러자, 전성현이 수비수가 완벽하게 컨테스트가 들어간 상황에서도 3점포를 터뜨렸다. 역전.

하지만, SK는 SK였다. 전성현의 오펜스 파울. 송창용이 날카로운 돌파로 얻은 반칙 자유투 2득점. 소노는 디온타 데이비스가 들어갔다. 하지만, 이정현의 엔트리를 패스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스틸을 허용. 속공 찬스에서 허일영이 정확한 미드 점퍼를 성공. 다시, SK가 흐름을 타려는 찰나, 다시 전성현의 3점포가 터졌다.

그러자, SK는 김선형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정현이 최부경과 1대1에서 미스매치를 활용한 3점포를 터뜨리면서 맞불.

확실히 소노는 DB와의 개막전 때보다 더욱 거칠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SK를 압박했다. 특히, 김진유는 짐승같은 미친 활동력으로 소노 에너지 레벨을 높였다.

예상 밖의 접전. 2쿼터 1분을 남기고, 김선형이 날카로운 골밑돌파, 서커스 샷으로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43-40, SK의 3점 차 리드로 전반 종료.

SK는 플랜대로 경기를 풀었다. 2쿼터 워니를 아끼면서 승부처를 대비했다. 소노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김승기 감독은 상대가 가장 곤혹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2쿼터 워니에 대한 변형 수비, 그리고 미친 활동력을 지닌 김진유 최현민, 그리고 신인 박종하, 아시아쿼터 조쉬 토랄바까지 투입하며 진흙탕 싸움을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전성현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슈터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진제공=KBL
김승기 감독이 거칠게 비판했지만, 이정현의 재능과 경기력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미스매치에 관한 한 이정현이 리그 최고다. 사진제공=KBL

▶후반전

SK는 다시 워니를 투입했다. 소노는 2쿼터 초반부터 선보였던 '워니 저격용 수비'를 구사했다. 최현민이 바짝 붙었고, 골밑 돌파 시 헬프 디펜스. 워니의 플로터가 실패했다. 이 수비의 경우, 코너에 찬스를 내줄 수 있다. 오재현의 3점포가 빗나갔다. 결국, 소노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수비였다. 단, 소노의 공격이 아쉬웠다. 야투가 빗나갔다. 거꾸로 보면 SK가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수비의 집중력은 잃지 않았다. SK가 강한 이유.

45-40으로 앞선 상황에서 오재현의 3점포가 터졌다. 외곽슛이 약점인 오재현은 지난 KT전에서도 3개의 3점슛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김진유의 수비 활약은 눈부셨다. SK 골밑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거푸 잡아냈고, 오세근의 공격자 파울을 유도했다.

소노가 워니의 볼을 스틸, 속공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SK는 김선형이 또 다시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3점포를 작렬. 접전이 이어졌다. 전성현의 3점포가 터졌다. 52-51, 기어이 소노가 역전을 시켰다.

흐름은 묘했다. 소노의 '워니 저격용 수비'가 먹혔다. 최현민 대신 안정욱이 붙었다. 워니는 3점 라인 근처에서 볼을 잡은 뒤 치고 들어가며 플로터를 시도했지만, 소노의 더블팀에 슛이 부정확해졌다. 반면, 소노는 이정현의 활용법이 효과적이었다. SK는 수비가 좋은 오재현을 붙였다. 소노는 끊임없이 스크린을 치면서 수비 매치업을 바꿨고, 이정현이 공격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이정현의 패스를 받은 김강선이 3점포를 터뜨렸다. 55-51, 4점 차 소노의 리드.

SK의 작전타임. 워니가 여의치 않자, SK는 김선형을 활용했다. 오세근이 스크린, 김선형이 돌파 이후 자유투 2득점을 만들었다. 흐름을 돌렸다.

워니는 골밑에서 자리를 잡았다. 랍 패스를 받은 워니가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켰다. 이어 속공 상황에서 3차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골밑의 폭군으로 변신했다. 확실히 농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였다. 또 한 차례의 속공. SK의 재 역전. 결국 61-57, 4점 차 SK의 리드로 3쿼터가 끝났다. 단, 소노의 역습은 무시무시했다.

4쿼터 전성현이 스텝 백 3점포를 터뜨리면서 흐름을 끌고 왔다. 김진유가 공격 리바운드 2개를 잡아냈고, 안정욱이 3점슛 파울을 얻어내면서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다시 소노가 65-63, 2점 차로 역전.

워니를 주축으로 한 공격이 막히자, SK의 세트 오펜스가 어지러워졌다. 소노는 전성현이 좋은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3점슛 파울을 또 다시 얻어냈다. 68-63, 5점 차 소노의 리드.

다시 워니는 골밑으로 이동했다. 안정욱이 5반칙 퇴장. 안정욱은 100% 제 몫을 해 주고 퇴장당했다. 워니의 반격이 이어졌다. 기어이 미드 레인지 훅슛을 성공시켰다.

SK의 속공 상황, 이정현이 U파울을 범했다. SK 김선형이 달렸다. 어시스트 패스, 오재현의 레이업 슛이 성공. 다시 71-70, SK의 재역전.

소노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SK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워니의 위치 이동, 주요 공격루트를 자유자재로 바꾸면서 소노의 반격에 대응했다.

4쿼터 3분49초를 남기고, 오세근의 포스트 업 옵션. 더블 팀이 들어오자, 팀내 가장 정확한 3점슈터인 허일영에게 오픈 찬스가 났다. 적중했다. 승부처에서 SK는 워니와 김선형을 미끼로 놓고, 확률높은 공격 옵션인 허일영의 3점포를 패턴으로 가동시켰다. 확실히 SK는 강했다. 76-70, 6점 차 SK의 리드.

소노는 물러서지 않았다. 소노의 작전 타임 이후, 전성현의 3점슛 패턴, 깨끗하게 성공했다. 그러나, SK는 오세근의 미드 점퍼가 실패하자, 워니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기어이 골밑 슛을 성공시켰다.

전성현은 다시 미드 점퍼 적중. 그러자, SK는 김선형의 돌파가 실패하자, 오세근의 팁 인. 또 다시 실패하자, 워니가 팁 인으로 우겨넣었다.

그러자, 워니는 코너의 오재현에게 연결. 오재현이 기어이 3번째 3점슛을 작렬시켰다. SK는 지난 시즌부터 오재현이 경기당 3점슛 3개를 넣으면 이긴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1분14초를 남기고는 허일영이 3점포를 적중시키며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소노의 경기력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 시점 한계도 보였다. 1옵션 외국인 선수 제로드 존스는 승부처에서 해결을 하지 못했다. 이정현과 전성현은 고군분투, 단, 아직까지 컨디션은 100%가 아니었다.

이날 소노의 수비 조직력과 끈끈함, 그리고 활동력은 인상적이었지만, 공격의 다양함에서는 한계점이 있었다. 단,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디테일한 전술과 활동력으로 상징되는 강인한 경기력으로 메운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SK는 이날 워니가 소노의 변형 수비 전술에 고전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는 확실히 해결사 역할을 했다. 게다가 워니가 막히자, 허일영 김선형 오세근 오재현 등이 번갈아 중심을 잡아주면서 승부처를 정리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소노는 강렬했고, SK는 강했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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