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성 안하는 대한민국…‘이태원’ 1년, 안전사고 더 늘었다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3. 10. 2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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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방청 사고구조 분석
구조 필요 사고 68만건 예상
지난해보다 4만건 더 늘어나
4만명 부상 보행권마저 위협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서 열린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 종료 뒤 시민들이 귀가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다가온 가운데 올해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가 작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미흡한 안전관리와 통제, 안전의식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대형 참사 이후에도 안전사고 양상에 변화가 없는 것이야말로 안전불감증 만성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4일 매일경제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소방청의 ‘2023년 사고별 구조건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전체 사고에 따른 구조 건수는 51만4147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달 5만7000건에 이르는 구조가 필요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 사고로 인한 구조 건수는 약 68만건에 이르러 작년 수준(64만건)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인명갇힘(1만4426건), 끼임(3460건), 추락(3325건), 깔림(2323건)처럼 목숨과 직결된 구조 건수는 약 20만4000건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80% 수준에 육박했다. 대형 안전사고 이후에도 사회 곳곳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오히려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피해 규모와 더불어 구조인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119 구급대가 출동해 구조한 인원은 11만3000명으로 2021년(8만5000명)에 비해 3만명 가까이 늘었다.

보행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안전지대가 줄어들면서 기본적인 ‘보행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보행자 사고 건수와 부상자 숫자는 전년 대비 모두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보행자 933명이 목숨을 잃었고, 3만8088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부상자의 6%에 이르는 2409명은 보도를 통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재난은 예방은 물론 정밀한 대응과 복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때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이후 바뀐게 없다는 사실은 재난에서 마땅히 얻어야 할 교훈을 얻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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