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의 플랜B. PO 1승2패 몰리면 '기적의 그날처럼...' 쿠에바스 4차전 나온다. '승률왕+승률왕' 가동[수원 리포트]

권인하 2023. 10. 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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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쿠에바스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쿠에바스를 격려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엄상백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22/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몰리면 4차전에 1선발이 나가야 하지 않겠나."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KT의 최대 장점은 선발. 안정된 선발이 6∼7이닝을 확실하게 막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이 감독은 선발 때문에 고민 중이다. 4선발 엄상백이 갈비뼈 부상에 서 돌아오는데 선발로 나오기엔 투구수가 부족해 불펜으로 던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의 3선발은 확실한데 4선발로 나서야 하는 배제성은 기복이 심한 편이라 100%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선발진에 대해 묻자 "일단 4선발인데 만약 몰리게 된다면 3선발로 갈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즉 1승2패로 탈락 위기가 된다면 4차전에 1선발인 쿠에바스가 나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1차전 후 사흘 휴식후 4차전에 나가는 것. 몰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최후의 카드라 볼 수 있다.

이것도 쿠에바스이고 엄상백이 있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수다. 쿠에바스는 지난 2021년 기적의 1위 결정전을 만든 '우승 투수'로 야구 팬들에게 기억을 남겼다.

당시 KT가 삼성과 극적인 공동 1위가 되자 10월 31일 대구에서 1위 결정전이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게 됐다. KT는 그동안 공동 1위를 만들기 위해 모든 투수를 다 쓰다보니 정작 1위 결정전에 낼 투수가 마땅히 없었다.

이 감독은 일단 쿠에바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그런데 쿠에바스는 사흘전인 28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졌다. 이틀 휴식후 사흘 째에 1위 결정전에 나서는 것.

모두가 8일 휴식 후 등판하는 원태인의 삼성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7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강백호의 적시타로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내 1대0의 승리로 KT가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당시 쿠에바스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1,3,5,6,7차전을 던졌던 '무쇠팔' 고(故) 최동원을 연상케 해 당시 '쿠동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올시즌도 매우 좋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떠났다가 올해 대체 선수로 돌아온 쿠에바스는 18경기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승으로만 12승 무패의 승률 100%를 기록하며 승률왕에 올랐다.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쿠에바스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3/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T 벤자민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22/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3/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배제성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4/

그런 쿠에바스이기에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탈락 위기에 몰린다면 사흘 휴식 후에 나서는 4차전에서 초반에 버텨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여기에 엄상백이 두번째 투수로 나와 어느 정도 막아준다면 충분히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갈비뼈 미세골절 부상으로 최근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엄상백은 플레이오프까지 60개 정도는 던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들 계획이다. 60개라면 3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수 있다. 쿠에바스와 엄상백이 6∼7이닝을 합작해준다면 궁지에 몰린 팀을 되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감독은 생각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2차전 선발이 5차전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2차전에서의 투구 갯수도 고려해야 하고 날씨도 생각을 해야한다. 날씨가 추우면 회복이 느릴 수도 있어서 그 부분도 고려를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팀들보다 일주일 먼저 시즌을 끝내 3주의 휴식 속에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는 KT로선 시즌 끝까지 3위 싸움을 한데다 준PO에서 싸우고 있는 SSG 랜더스나 NC 다이노스에 비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다. 워스트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는 이 감독이지만 쿠에바스와 벤자민, 고영표가 차례로 나와 3연승으로 끝내고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인 것은 분명하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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