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美 쓰레기통서 발견된 변사체, 26살 한인 여성으로 밝혀져

35년 전 미국 조지아주(州)의 한 쓰레기 수거함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변사체가 실종된 한인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CBS뉴스가 조지아수사국(GBI)의 발표를 인용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지아주 수사국이 공개한 김씨의 생전 모습과 몽타주. /조지아주 수사국

GBI에 따르면 시신은 1988년 2월 14일 조지아주 밀렌의 한 쓰레기 수거함에서 발견됐다. 옷이 모두 벗겨진 체로 강력한 접착력의 덕트 테이프에 온몸이 감겨 여행 가방 안에 담겨 버려져 있었다고 CBS뉴스는 전했다. 당시 추정 사인은 질식사였으며 사망 후 4일에서 일주일가량이 흐른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시신은 어두운색의 긴 머리와 갈색 눈동자를 가졌고 치열이 고르지 않았다. 당시 GBI는 신원파악을 위해 지문을 채취하고 치아 기록을 살펴 실종자 명단과 대조했다. 몽타주 제작은 물론 유전자 정보(DNA) 기술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흡했던 기술력 탓에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고 그저 아시아인이었을 것으로 추측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 GBI는 올해부터 DNA 검사회사인 오스람과의 협업을 시작했고, 오스람은 시신의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수사가 진행됐으며 그 결과 시신의 주인이 한인 여성 김정은(당시 26세) 씨임이 밝혀졌다.

김씨는 1981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뒤 실종 직전까지 밀렌에서 남쪽으로 70마일(약 113km) 가량 떨어진 조지아주 하인스빌에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GBI는 이달 초 한국에 살고 있는 김씨 가족에게 김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했다. 아울러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씨를 알고 있거나 그의 사망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의 제보를 바란다”고 알렸다.

김 씨를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GBI는 “정의와 종결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할 것”이라며 “김정은 씨를 아시거나 이 사건에 대해 정보를 알고 계신 분은 GBI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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