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건설서 첨단 신산업으로… 代 잇는 ‘정주영 중동신화’

백소용 2023. 10. 2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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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중동에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1970년대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 건설 사업으로 '제1의 중동 붐'을 이뤄낸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선 것이다.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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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제2 중동붐’ 주도
47년전 주베일 산업항 건설 시발
선대회장 도전 DNA 손자가 계승
사우디서 전기차·수소 사업 개척
중동 주요국 대형 플랜트도 수주
5개국서 총 26조 규모 건설 사업
현대로템·제철도 시장공략 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중동에서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1970년대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 건설 사업으로 ‘제1의 중동 붐’을 이뤄낸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선 것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 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주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여덟번째)이 건설 현장 임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건설은 이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 구간을 시공 중이다.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는 산악 지형 구간으로, 현대건설은 국내외 다양한 터널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노하우와 첨단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현대건설 임직원을 격려하고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주요국 사우디의 변화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것이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영 현장 점검 정주영 현대차그룹 선대회장(오른쪽)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사우디에서 전기차와 수소 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날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어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중동 주요국에서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최대인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도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로템은 7557억원 규모의 이집트 카이로 2·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고, 현대제철은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정의선 현장 방문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주 ‘더 라인’ 구역 내 건설 현장에서 정의선 회장(왼쪽)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중동에서 전통 산업에 이어 전기차와 친환경 수소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불굴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중동신화’를 창조했다고 평가받는 지역이다. 그는 1976년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고 초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온 도전 DNA를 손자인 정 회장이 헤리티지로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동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화석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중동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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