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깜짝 방문한 빈살만…환담 후 尹 태우고 직접 운전도

박윤균 기자(gyun@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10. 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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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우디 국빈방문 마무리
미래투자이니셔티브포럼 참석
"대한민국은 혁신적인 파트너"
尹, 연설 시작과 끝 아랍어로
43년만에 공동성명 채택
네옴시티·재생에너지·방산 …
44개 조항 포괄적 협력 표명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이 23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맨 오른쪽)과 함께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에 첨단 미래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들은 터널, 항만을 비롯해 250억달러 규모 6개 사업의 수주를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사막의 다보스'라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중동 국가들과 함께 성장하는 연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일정의 마지막 날 중동 국가들 앞에서 '세일즈 코리아' 행보로 경제 순방을 마무리한 셈이다.

2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킹 압둘아지즈 국제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FII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함께 성장하는 연대를 추구한다"며 "성장하고 발전한 경험을 많은 국가와 공유하고, 공적원조와 기술·인적 교류를 대폭 늘려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아랍의 속담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같이 갈 친구를 선택하라'는 말이 있다"며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면서 한국과 중동 국가들의 신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시작과 끝을 모두 아랍어로 말하며 중동 국가들에 친밀함을 보였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20여 분간 깜짝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낮 12시 10분께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을 전격 방문했다. 예정에 없던 환담은 23분간 이어졌고 윤 대통령은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 옆자리에 동승해 FII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친밀한 양국 관계를 마지막 일정까지 과시한 셈이다.

이날 양국은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청사진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1980년 5월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양국은 그동안 8차례 정상급 교류를 이어왔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총 44개 조항으로 구성돼 협력 분야를 폭넓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먼저 양측은 지난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두 나라는 1962년 수교 이후 교역 규모가 400배 증가한 점을 평가하고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를 모색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조속한 FTA 협상 타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공동성명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과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각종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사우디 왕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대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충돌 상황과 관련해 △민간인 공격 반대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필요성 등에 공감하는 조항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한편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사우디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했다. 칼리드 국방장관은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야드 박윤균 기자 / 서울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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