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엄정 대응… 카카오 법인 처벌 적극 검토”

이도형 2023. 10. 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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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 카카오를 향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이 원장 발언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의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대립했던 하이브는 이날 이 원장 발언 및 최근 상황에 대해 "타 기업의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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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고강도 발언 주목
‘강력하게 책임 묻겠다’ 의지 피력
카카오법인 양벌 규정 적용 유력
이번 주 검찰 송치 때 입장 밝힐 듯
벌금형 땐 카뱅 대주주 지위 위태
김범수, 16시간 조사 마치고 귀가
이어 홍은택·김성수 대표 소환조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 카카오를 향해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금감원에 출석해 16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조사를 받은 뒤 나온 언급이다. 법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양벌규정’ 적용이 유력해지면서 카카오그룹 주요기업인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도 자칫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3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원장은 24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금융의 날’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에 문제가 되는 여러 건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 내에서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최근 문제된 것에서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 발언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의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이번 의혹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3월부터 “위법적 수단이나 방법이 동원된다면 무관용 원칙에 비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처벌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도 형사책임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는데, 규정에 따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후 10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이번 주 내에 검찰에 송치하게 될 때 이를 포함해서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을 경우 현재의 카카오뱅크 지분 27.17% 중 다수를 청산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지분으로 공동 대주주를 맡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새벽까지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김 센터장에 대한 기소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오전 1시40분쯤에 금감원 청사를 나온 김 센터장은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특사경은 이날엔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일부 경영진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 원장의 발언 속에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자체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볼 수 있는 언급도 있었다. 그는 “금전적 이익뿐 아니라 불법거래를 통해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내지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나 국민이 기대하는 감정에 맞는다고 생각해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목적 중 하나로 카카오엔터 기업상장(IPO) 성공을 지목하는 시선이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카카오엔터의 ‘체급’을 키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간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기업결합에 따른 독점 가능성 유무가 중요 판단기준이다. 공정위 측은 카카오가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당하거나 법적 처벌을 받는다 해도 그것이 직접적으로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대립했던 하이브는 이날 이 원장 발언 및 최근 상황에 대해 “타 기업의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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