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실종됐던 리상푸 국방부장 결국 면직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이 종적을 감춘지 두달 만에 결국 면직됐다.
중국 정부는 24일 별다른 설명없이 리 부장이 면직됐다는 사실을 공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갑자기 행적이 묘연해진 뒤 면직된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과 같은 수순이다.
리 부장은 지난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참석 이후 두달 가까이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외신들은 리 부장이 부패 문제 등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이미 사실상 해임된 상태라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까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지낸 리 부장이 당시 함께 일했던 간부 8명과 함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추측이었다.
올해 3월 국방부장에 임명된 리 부장은 장비발전부장 재임 당시인 2018년 러시아로부터 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국방부 수장 자리에 올리며 미국과 각을 세웠지만, 결국 반년만에 경질된 셈이다.
앞서 지난 7월 친 외교부장도 돌연 공식 석상에 한달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전격 경질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친 전 부장의 경우에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경질 사유가 주미 대사 시절 혼외 관계 때문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지난 3월 시진핑 3기 내각이 출범한지 6개월만에 최고위급 인사 2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상황이 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리 부장과 친 전 부장 모두 시 주석이 발탁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거 다른 고위 인사들이 제거됐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시 주석이 책임을 회피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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