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눈 마주쳤다며?"…돌려차기남 '황당 진술' 파고든 검사

오승렬 기자 2023. 10. 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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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남자인 줄 알았다" 뻔뻔함에 공분
[앵커]

지금 보시는 건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남'이 검찰 조사를 받는 영상입니다. 가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인 줄 알았다고 황당한 주장까지 합니다. JTBC가 동영상 플랫폼 웨이브의 '악인취재기'를 통해 공개한 이 영상을 놓고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승렬 PD입니다.

[PD]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일정한 간격으로 뒤따라가던 남성.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참히 폭행해 실신하게 한 돌려차기남 이모씨입니다.

애초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피해자가 남자인 줄 알았다는 황당한 진술을 이어갑니다.

[이모 씨 : {당시에 분명히 여성이라는 것도 알았을 것 같은데?} 몰랐습니다. 제가 발로 찼습니다. 그때 여성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담당 검사는 이 부분을 파고듭니다.

[검사 : (공격 이유가) 피해자가 피의자를 째려봤기 때문이라는 것이 피의자의 주장입니다. 피해자와 눈이 마주쳤다는 건데 남자인 줄 알았어요?]

심하게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경찰 진술도 마찬가지.

[검찰수사관 : 본인이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본인이 그 반동으로 넘어지려고 하잖아요. 다시 중심 바로 잡아요. 다시 오셔가지고 피해자 물건 다 주워가요. 이게 어떻게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이겠어요?]

이 씨가 특정 질문에만 구체적으로 진술하자, 날선 추궁이 잇따릅니다.

[검찰수사관 : 범행 이후 피의자는 부산 살인 사건, 부산 강간 치상 사건 등을 검색한 내역이 확인되는데 맞죠? 왜 검색하셨어요?]

[이모 씨 : (검색하면) 알고리즘에 뜨는데 그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

[검찰수사관 : 술 취하셔가지고 기억이 잘 안 나신다면서요. 왜 이렇게 선택적으로 진술하시죠?]

피해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겁이 나 깨우기 위해 CCTV 사각지대로 옮겼다는 이 씨의 해명을 살인미수 혐의에 대한 자백 취지 진술로 이끌어냅니다.

[검찰수사관 : 피의자는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때요?]

[이모 씨 : 네 그래서 더 무서웠습니다.]

황당한 진술마다 추궁이 이어지자 돌연 죄송하다는 이씨.

[이모 씨 : 죄송합니다.]

[검사 : 저한테 죄송할 필요 없어요. 피해자 그리고 이OO 피의자 본인에게 죄송해야죠.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이게.]

검찰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검사에게 사과하는 것보다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런 범죄가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게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턴기자 박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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