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이정재, 올해의 아름다운 예술인(종합)
24일 오후 서울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제13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방송인 임백천 김연주 부부가 사회를 맡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난해 혈액암 투병 사실이 알려진 이사장 안성기도 함께했다. 그는 한층 건강해진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특히 축사 말미 “제 친구 안성기 더 건강해져서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쾌유를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운 예술인상은 신인상과 독립영화상 부문은 격년제로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올해 독립영화상은 영화 ‘비닐하우스’에서 존재감을 뽐낸 김서형이다.
가장 먼저 상패를 받게 된 김서형은 무대에 올라 “제가 TV로 절 아는 분들이 많을 거다. 늘 영화를 두들겨 왔지만, 본의 아니게 저의 뜻과 다르게 많은 작품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대한 애착, 집착이 생겼다. 너무 시나리오가 없을 때 작은 영화든, 큰 영화든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버텨왔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비닐하우스’를 알아봐 준 심사위원, 선배님들에게, 13회가 된 아름다운 예술인상에 존경을 표한다. 앞으로 현장에서 연기로 잘 보여드리겠다. 존경스럽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선행 연예인에게 주어진 굿피플예술인상 올해 수상자는 조인성이 선정됐다. 조인성은 ‘밀수’ ‘모가디슈’ ‘안시성’ 등의 영화를 통해 뛰어난 연기자로 활동해온 바쁜 일정 속에서도 12년째 서울아산병원 어린이 환자 돕기와 소아희귀질환 치료비 후원을 위한 활동, 아프리카 탄자니아 빈민지역 학교 건립 후원을 하는 등 국제 구호 활동에도 귀감이 되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조인성은 “민망하고 염치없다. 봉사와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했다. 이런 상을 받아도 되나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운 좋게 연기를 하고 배우가 돼서 사랑을 받게 돼서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게 돼서 주변에 친한 어르신이 제게 그런 말씀을 해줬다. 돈에 취하기 쉬운데 돈의 독을 빼는 게 어떻겠냐. 그러면 복이 올 거라는 말을 해줘서 이기적인 마음으로 돈의 독을 빼기 위해 기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독이 잘 쓰이면 약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약이 병원과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약이 되어서 큰 상이 돌아온 건 아닌가 싶다. 이 상금은 독이 없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써도 되나 욕망이 올라오는데 필요한 분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정해줘서 감사하다”며 상금 기부를 약속했다.
임권택 감독은 “상을 받으면서 늘 혀를 찬다. 제 작품을 봐도 정말 완벽하다는 영화를 한 편으로 찍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늘 함량 미달의 영화를 지금까지 해왔다. 함량 미달이라는 게 제가 게을러서도 아니고 노력을 안 해서도 아니다. 괜찮은 영화라고 평가할 만한 영화를 끝내고 죽어도 죽자고 했는데 끝내 안되고 말았다. 어디 가서 너 작품 100편이나 했는데 그 중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내놓으라고 하면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국 100여 편의 영화 중에 완벽한 영화가 한두 개 있을 것 아니냐고 하면 없다. 이제 끝나기를 기다리는 나이인데, 제 어설픈 영화들을 그래도 봐주고 칭찬해주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연극예술인상 부문의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해 일생을 영화와 TV 드라마, 연극 배우로 활동해 왔다. 올해 연극 ‘리어왕’ 공연은 89세 나이를 극복하고 3시간 20분의 열정적인 연기로 연극인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순재는 “제가 연기하면서 풍족한 생활을 못 했다. 어려운 생활에도 끝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준, 아마 도망가고 싶었을텐데 도망가지 않고 절 도와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제가 감격할 수밖에 없는 건 67년째 연기하고 있다. 상 다운 상을 못 타봤다. 하나는 두 번 받았는데, 제2회 한국연극예술상을 받았고 그 이후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다음에 영화는 집념으로 76년대 백상예술인상을 받은 게 마지막”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안되더라도 언젠가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면서 노력해 온 결과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거다. 아름답고 보람 있는 상을 받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정재는 1993년 연기 활동을 시작해 영화 ‘젊은 남자’ ‘하녀’ ‘관상’ ‘암살’, 드라마 ‘모래시계’ 등 4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 ‘헌트’의 감독으로도 영화예술 발전에 열정을 바쳤다.
이정재는 “평소에 말을 못하는데 너무 떨려서 말도 더 꼬일까 긴장된다. 시상식을 오면 늘 감동적이고 늘 훈훈하고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얻게 된다. 올 때마다 참 잘 왔다, 올해도 그런 생각을 항상 한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영광스럽다. 심사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더불어 함께 수상한 이들을 호명하며 축하 인사를 전한 이정재는 이순재와 인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은 (이순재) 선생님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30년 전 MBC 방송국 로비에서 제가 완전 신인일 때 절 붙잡고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조금 더 열심히 해보라고 해줬다. 그 당시 절 어떻게 알아보는 건가 싶었는데, 제가 까마득한 새파란 배우일 때 알아보고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동이었다. 이렇게 다시 30년 후에 다시 말하게 돼서 감개무량하다. 그 응원이 오늘까지 잊히지 않았고, 오늘날까지 잘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다. 감사하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이 주최하는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돼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 원(각 2000만 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
올해 수상자로 영화예술인상에 이정재, 연극예술인상에 이순재, 공로예술인상에 임권택 감독, 굿피플예술인상에 조인성, 독립영화예술인상에 김서형을 선정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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