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쓰레기 데이터로 지키는 환경…'이타서울'의 실험

전하연 작가 2023. 10.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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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플로깅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 과정에서 어디에, 어떤 쓰레기가 버려지는지, 그 기록까지 함께 수집하는 새로운 방식의 환경 운동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디지털 플로깅'이라고도 하는데, 이타서울의 한유사랑 대표, 스튜디오에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쓰레기 데이터로 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를 꿈꾸는 이타서울의 대표 활동가 한유사랑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반갑습니다.


7년 전에 처음으로 비영리단체 이타서울을 만드셨습니다.


설립한 계기가 궁금한데요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저는 그림을 전공하고 한 십여 년 동안 그림을 그리고 공부하고 작업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2014년도에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더 나은 세상 안전한 사회에 대한 필요와 부채감이 생겼습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을 모아서 2016년에 이타라는 작은 기부 공동체를 만들고 법인을 구성해서 지금까지 이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이타서울의 슬로건이 타인을 위하여 나를 위하다인데요.


이 슬로건에 숨겨져 있는 전체의 문장은 '나를 위하여 타인을 위하고 타인을 위하여 나를 위하다'입니다.


나와 타인 모두가 이로운 일을 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이타서울을 시작했고요, 현재는 쓰레기 데이터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서 개인의 선의를 대중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개인의 선의를 대중화한다, 참 중요하게 들리면서도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저희 이타서울은 환경 문제를 조금 더 쉬운 방법으로 그리고 더 즐겁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선한 행위들을 데이터화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는 무겁고 거대해서 사실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이 재난을 해결해야 하는 분명한 문제잖아요.


하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역할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타서울은 개인의 역할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데이터 플로깅을 통해서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로 기업과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태 보존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가거나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담론을 만들어갈 만한 근거 데이터가 조금 부족한 것이 늘 아쉬웠습니다.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그래서 이타서울은 청년들과 함께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들을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그 문제를 개인으로부터 제도의 개선까지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모든 섹터들을 데이터화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플로깅이라고 하면 조깅을 하면서 길가에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데이터 플로깅은 어떤 걸까요?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데이터 플로깅 저희가 2019년부터 이 데이터 플로깅 어플리케이션을 기획하고 개발에 들어갔는데요.


그즘 환경 캠페인이 굉장히 이벤트성이 강하고 지속하기는 조금 쉽지 않은 일회적인 방식의 캠페인이 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큰 이벤트를 만들지 않아도 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고민하다가 뭔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게임을 우리 활동에 접목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엄청 유행하던 시기였는데요.


그때 포켓몬고에서 대중분들이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면서 유희을 즐기는 것에서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현실 쓰레기에 기반한 가상 세계에서의 경쟁을 유도하고 이것이 위를 넘어서 자기 효능감으로 작용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재미도 있으면서 성취감까지 있다, 지속성을 끌어내기 위해서 정말 필수 조건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 애플리케이션은 어떻게 사용하면 될까요?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저희 데이터 플로깅을 위치 기반 플로깅, 온라인 서비스 이렇게 조금 길게 설명드리면 이해가 쉬우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간단하게 메커니즘을 설명드리면 플로깅을 하러 나가실 때 플로깅 준비물과 휴대폰을 꼭 챙겨서 나갑니다.


휴대폰 브라우저 주소창에 ita.city를 입력하면 데이터 플로깅 웹 앱에 접속하게 되는데요.


회원 가입 로그인 후에 시작을 누르면 GPS 동의창이 뜨고 동의를 누릅니다.


이제 거리를 걸으시면서 쓰레기를 줍고 이제 데이터 플로깅 어플리케이션에 9개의 쓰레기 아이콘 중에 하나를 터치하면 나의 가상의 비닐봉지 안으로도 해당 종류의 쓰레기가 축적됩니다.


플로깅을 다 마치고 이후에 내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을 주었는지 마이 페이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고, 내가 어디 위치에서 어떤 쓰레기를 주었는지 이런 쓰레기 맵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플로깅을 지속하는 많은 분들이 이 중에 내가 몇 등인지도 이제 온라인에서 확인하면서 경쟁을 하시기도 하고요.


이 애플리케이션의 기록은 매달 자원봉사 점수 시간으로 인증되어서 참여자분들이 활동을 조금 더 오래 지속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쓰레기도 줍고 데이터도 모으고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한 번에 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해양으로 또 영역을 확장하셨다고요?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맞습니다.


저희가 데이터 플로깅 쓰레기들을 이제 산출을 해보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쓰레기가 담배꽁초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저희가 이 담배꽁초를 추적해 가보다 보니까 어마어마한 이 담배꽁초들이 빗물받이에 들어가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이 쓰레기가 어디에서 이 쓰레기를 걸러내고 있고 어디까지 가는지 궁금해져서 현장에서 이 한강변을 따라서 플로깅을 진행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빗물받이를 따라가다 보니까 어디서도 쓰레기를 걸러주는 곳이 없었어요.


이 사실이 저희는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막연하게나마 우리가 하수 처리를 하는 것처럼 이 빗물도 어디선가 좀 걸러내서 쓰레기를 좀 걸러주지 않을까 바다로 가는 걸 막아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타서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서 지난해 10월에는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하셨습니다.


앞으로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갖고 오기를 바라십니까?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네, 환경 문제는 이제 우리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오래 들고 가기는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희는 가볍고 실천 가능한 그런 실천부터 시작해서 오래도록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가지시고 즐겁게 활동하고 이후에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들이 다 다르듯이 각 골목마다 각 해변마다 발생하는 쓰레기의 모습도 다릅니다.


마치 우리 지문처럼요, 쓰레기 문제가 각기 다른데 같은 제도로 쓰레기를 관리하는 것은 사실 조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역과 마을 공동체 단위로 다양한 방식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면 쓰레기 문제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쓰레기를 조금 더 자원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작고 소중한 실천을 오래오래 이끌어내겠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요?


한유사랑 대표 / 이타서울 

현재까지 이제 이타서울의 데이터 플로깅으로 약 270만여 개의 데이터가 쌓여 있습니다.


이제는 이 취합된 데이터로 환경 문제에 대한 더 많은 소통을 만들어가고 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결과를 보여드려야 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희가 데이터 플로깅에 쓰레기가 사실은 시민과학적인 쓰레기 데이터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비전문가분들이 자발적인 상향식 데이터로 이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계시기 때문에 사실 분석이 조금은 어렵고 결과를 도출할 때도 많은 경우의 수를 적용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 더 나은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야만 참여하시는 활동가분들의 기록이 의미 있게 활용되고 또 나중에 비영리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스터디를 지속하고 있고요.


이후로 더 나은 분석, 시각화 툴로 환경운동가분들, 학생들, 연구자들 나아가서 환경 문제를 보도해 주시는 우리 기자분들도 이 환경 데이터를 쉽게 분석하고 활용하실 수 있도록 쉬운 비영리 환경 툴,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이타서울의 최종 목표입니다.


서현아 앵커

일상 속에서 즐겁게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한 이 이타서울의 실험이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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