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피습 사망 교사 순직 탄원에 3만여 명 동참…의미는?

[EBS 뉴스]

지난 8월 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출근 도중 폭행을 당해 숨졌던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유가족이 어제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청구했는데, 여기에 동참하는 탄원서엔 3만 명 넘는 사람들이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초등교사 A씨, 등산로에서 폭행 피해

병원 옮겼지만 끝내 숨져

가해자는 신상공개

"출근길에 피습 사망"

유족, 순직 인정 청구

교사·학생 등 3만 4천여 명

순직 인정 탄원서 제출

'신림동 사망 교사’순직 인정,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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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이번 순직 청구를 돕고 있는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김종무 변호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어제 3만 4천여 명이 동참한 탄원서를 교육 당국에 제출했습니다.

유족들의 요구 사항은 무엇일까요?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유족들의 요구사항은 명확합니다.

방학 중임에도 연수 진행을 위하여 학교에 출근 중에 참변을 당하신 고인의 순직을 인정해 달라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교사들의 순직 인정 절차는 보통 어떻게 진행이 되고, 만일 인정이 된다면 어떤 조치들이 이뤄집니까?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고인은 교육공무원이시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무원의 순직 인정 절차와 동일하게 순직 인정 절차가 진행됩니다.

순직 인정을 위해서는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소속기관에게 제출을 해야 하는데, 소속 기관에서는 제출된 문서에 대해서 사망경위조사서 등을 작성 및 첨부하여 공무원연금공단에 이송을 합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는 사실관계 확인, 조사를 거쳐서 사안을 인사혁신처 소속 공무원재해보상위원회에 이송을 하게 되는데, 공무원재해보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심의를 거쳐서 순직 인정을 결정하게 됩니다.

만약 여기서 순직 인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거쳐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고인의 유족께서는 어제 청구서를 제출하셨기 때문에 이제 첫단추를 꿰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순직이 인정되면 국가유공자법이나 보훈보상자법에 따른 예우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순직유족보상금이나 순직유족연금의 지급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어쩌면 부차적인 것들이고 순직 인정을 통해서 공무수행 중에 황망한 일을 당하신 고인의 명예를 인정받는 것 그 자체에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공무수행 중이었다는 점에서 명예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법률적인 검토도 당연히 거쳤을 텐데요.

이번 사건을 순직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공무원 재해보상법」제3조 3호에서는 "순직공무원"의 의미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한 공무원, 재직 중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망한 공무원, 퇴직 후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망한 공무원을 순직 공무원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4조 1항에서도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를 공무상 재해로 보고 있습니다.

고인은 당시 방학 중임에도 맡고 계신 업무로 인하여 전날부터 학교에 출근을 하고 계셨고, 당일에도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시기 위해서 출근을 하던 중에 참변을 당하셨기 때문에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한 공무원에 해당하여 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률적 판단의 근거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전에도 이번처럼 출퇴근 중 사망에 대해서 순직으로 인정받은 사례들이 있습니까?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출퇴근 중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공무원에 대하여 순직을 인정한 다수의 사례가 있습니다.

업무 수행을 마치고 귀가 하던 중 교통 사고 피해를 입은 우체국 공무원이나 현장 학습을 위해서 사전 답사를 갔다가 귀가하던 중 교통 사고 피해를 입은 교육공무원에 대하여 공무 중 사고로서 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순직 인정을 위한 요건으로 공무원이 근무를 위하여 주거지와 근무장소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는 도중에 발생한 재해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출퇴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임을 전제로 할 경우에 순직 인정을 하고 있고, 동일한 절차를 거쳐 순직이 인정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탄원에 무려 3만 4천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많은 분들이 탄원서 작성에 참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사건에 함께 분노하고 함께 안타까워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내 가족의 일이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고 공감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해 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호사로서 지금껏 수많은 탄원서를 보아 왔지만 이번 탄원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많이 와닿았던 것은 어떤 탄원서들은 정말 놀랄만큼 한글자 한글자를 정성껏 눌러 담아 고인의 순직을 요청하는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이 하나 하나 모여서 고인을 기리고 순직을 요청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물론 한 개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이번 순직 청구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일까요?

김종무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법률고문 / 법무법인 안다 변호사

이번 순직 신청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교원단체나 학교의 동료 교직원 여러분들이 고인과 유족을 위해서 발로 뛰어 주셨고, 온라인 서명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심각한 범죄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나 유족들이 어떠한 참담한 심정을 가질지는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귀로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순직 신청은 그러한 심각한 범죄 피해를 입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 사회가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범죄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어제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오늘은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범죄 피해자나 그 가족들은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되고 우리 사회가 손을 내밀어 함께 아픔을 나눠야 할 것입니다.

고인의 순직 결정을 하게 될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유족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린 판단을 해 주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모두가 함께한다 순직 인정까지 이제 첫 단추를 꿰었다고 하셨는데요.

앞으로의 진행 상황도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