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외상거래 지킴이에 정부 출연 '0'? 野 김종민 "탁상행정"

김성은 기자 2023. 10. 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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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3.


경기 부진과 금리 급등으로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계 상거래 안전망으로 통하는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에 책정된 내년 정부출연금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보험사고율이 낮았음을 반영했다는 게 정부 설명인데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영향을 간과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신용보증기금(신보) 등 국정감사에서 최원목 신보 이사장에 대해 "경기침체 및 금리급등 장기화로 인해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중"이라며 "대법원에 따르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올해 9월 기준 12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6% 늘었고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기준 0.43%로 전년 동기 대비 1.8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어음부도액도 올해 8월까지 3조6000억원을 기록, 가파르게 늘어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 경영환경 악화를 막기 위한 정책적 수단이 많진 않으나 중소기업 매출채권보험이 나름의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매출채권보험이란 판매기업(보험계약자)이 보험기간 동안 구매기업에게 물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여 취득한 매출채권(외상매출금+받을어음)에 대해 향후 구매기업의 지급불능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험자(신용보증기금)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즉 중소기업 외상거래 지킴이로 통한다. 중소기업 또는 평균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이 가입 대상이다.

김 의원은 "매출채권보험은 상담하면 상담기업의 90%가 가입을 한다"며 "2018년 이후 전체적으로 가입 액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즉 현장에 수요가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장 수요가 늘고 있는데 비해 내년도 매출채권보험 정부 출연금이 '제로(0)'인 상황을 지적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 출연금은 2020년 280억원, 2021년 550억원, 2022년 550억원, 올해 350억원을 기록했지만 내년 출연금은 전무하다.

김 의원은 "내년 출연금이 없는 상황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물었더니 그동안 매출채권보험이 많이 풀려서 현장에서 소화가 됐다, 그래서 좀 버틸만하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통계를 보면 수요는 계속 올라가고 있고 경영환경은 훨씬 더 악화중이다. 이런 때야말로 매출채권보험을 통해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막아야 하는게 아닌가, 내년도 이 예산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최 이사장은 "이 상품은 시장 리스크가 너무 크다 보니 원래는 민간 보험회사에서 대기업과 우량 중견기업만 대상으로 보험운영해오던 것"이라며 "신용보증기금이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안, 예를 들어 100을 팔면 120을 손해보는데 손해보는 20만큼은 정부가 결손금을 보전해주면 사업을 하겠다고 해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전달받기론 예상한 보험사고율에 비해 실제 보험사고가 적게 나 내년도에는 경제 재정 여건이 좀 어려우니 그동안 출연받은 것 내에서 운영을 해보란 이야길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그런데 올해 매출채권보험 지급액을 보면 455억원이다. 이미 지난 한해분(473억원)에 육박한다. 계속 자금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기재부 판단과 달리 현장 수요기 계속 생기는 점을 지적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3년간 사고율이 적었던 이유는 아마 코로나 특례 대책들로 대출 만기 연장, 대출 상환 유예 등을 하다 보니 잠재 부실이 이연된 면이 있는 듯하다"며" 사실 예상보다 사고가 덜 났던 것인데 정부로서는 지난 4년간 출연금을 충분히 줬으니 내년엔 (추가 출연금 없이) 운영해보라 한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 설명이야말로 '수치보고 괜찮다'는 기재부의 전형적 탁상행정 아닌가. 코로나 특수 관련 보험사고가 덜 났던 환경이 있는 것인데 (그 부분을 간과한 것)"라며 "올해는 보험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때 예산 배정이 안 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신보의 사고율이 전체적으로 늘어난 점도 함께 지적했다. 신보의 위험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를 운용배수(기본재산 대비 보험잔액)라 하는데 신보의 적정 운용배수는 12.5배 이하다. 올해 매출채권보험 운용배수가 12.9배까지 올라 '위기 단계'로 격상된 수준이다. 여러모로 사고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출채권보험을 정부 출연금 없이 운영하는 것은 무리란 뜻으로 해석됐다.

추가 질의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자 최 이사장도 "위원님 말씀처럼 매출채권보험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상당기간 기본재산 확충을 위한 정부 출연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기부를 통해 350억원 예산을 요청했는데 지금 정부안에 반영이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매출채권 보험사업 중요성을 정부 당국에 설명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힘이 들었다"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위 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신보도 중기부, 예산 당국에 긴밀히 협의해 다시 한번 필요성을 간곡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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