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도주의적 휴전"…바이든 "인질 석방이 먼저"
[앵커]
230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처한 심각한 인도적 위기 해소를 위해 유엔 등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일시적인 휴전을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석방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찔끔찔끔 들어오는 구호품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유엔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인도적 차원에서 교전을 일시적으로라도 멈추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른바 인도주의적 휴전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기 전엔 대화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미국은 인질과 휴전을 두고 하는 협상을 지지하나요?) 인질들을 석방해야만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일시 중지든 휴전이든 용어와 관계없이, 이런 조치가 하마스에 휴식과 재정비, 그리고 지속적인 대이스라엘 테러 공격을 준비할 시간만 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해 만난 27개국 외교장관들도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미묘한 입장차 때문에 결론을 내진 못했습니다.
스페인,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은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하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은 상대적으로 이스라엘 자위권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탄야 파존 / 슬로베니아 외교장관> "인도주의적 휴전은 (이번 전쟁이) 중동 분쟁으로 번질 위험도 확실히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중동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가자지구에 대한 제약 없는 인도주의적 지원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은 설명했습니다.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주요국들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해법에마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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