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이의리는 AG 탈락 아픔 못 잊는다…APBC ‘미친 호투’ 기대, 그게 ‘진짜 에이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인생에서 홀가분할 것 같지 않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1)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탈락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상’을 입었다. 대표팀은 이의리가 아시안게임서 경기당 80구를 못 던질 정도의 컨디션으로 결론을 내렸고, KIA는 물집이 회복됐으니 복귀했다는 입장이었다.
공교롭게도 류중일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본 복귀전을 망치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의리는 엔트리 탈락 후 맹활약했다. 80구를 넘어 100구 넘게 던지면서 스태미너를 과시했다. 물론 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 기복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이의리는 대표팀 탈락 후 가진 인터뷰서 “내 인생에서 홀가분할 것 같지 않다”라고 했다. 특히 엔트리 탈락을 대표팀 관계자가 아닌 KIA 프런트로부터 들은 걸 속상하게 여겼다. 누가 봐도 매끄러운 교체가 아닌데, 그렇다면 대표팀 관계자 혹은 코칭스태프에서 직접 연락해 사정을 얘기해주면 하는 바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의리는 대표팀에 못 갔고, 아시안게임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 1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내달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에 들어가는 대표팀은, 또 다시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KBO가 이의리를 이번 대표팀에 못 뽑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만큼 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이 매끄럽지 않았고 대립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KBO로선 이번엔 이의리가 아프지 않은 걸 확인했기 때문에 뽑았다고 봐야 한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의리도 사람이니 KBO나 대표팀에 서운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의리가 막상 APBC에 가서 태업을 하거나 대충 공을 던질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이의리는 이후 몇몇 인터뷰서 “대표팀에 또 뽑아주면 간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태극마크에 대한 무게감을 아는 선수다.
이의리로선 아시안게임은 잊고 APBC서 최선을 다해 대표팀을 이끈다면 ‘진짜 멋있는 선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은 3년 뒤에 나고야에서 또 있다. 병역혜택의 기회도 남아있고, 내년 프리미어12, 2016 WBC 등 국가대표팀에서 기여할 찬스도 많을 것이다. 이번 대회서 잘 던져서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선수가 되면, 그게 이의리에겐 이득이다.
KIA도 일찌감치 소속선수들의 APBC행을 인지하고 준비해왔다. 김종국 감독은 APBC에 가는 선수들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충분히 훈련한 뒤 도쿄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그래야 부상도 방지하고 대표팀에 가서 경기력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리가 진짜 실력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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