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막의 다보스 포럼’서 “대한민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빈살만 왕세자, 윤 대통령 호텔로 찾아와 환담 후 한 차로 이동
사우디 일정 마무리하고 카타르 국빈방문 위해 도하로 출발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 참석해 “아랍 속담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함께 같이 갈 친구를 선택하라’는 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포럼은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중동의 대표 경제 회의로, 올해 주제는 ‘새로운 나침반’이다.
윤 대통령은 “앗쌀라무 알라이쿰”이라는 아랍어 인사로 연설의 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과 중동은 광대한 아시아 대륙의 양쪽 끝에 자리잡고 있지만 1300여년 전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해 왔다”며 “대한민국이 세계에 최초로 알려졌던 중동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인 제가 최적의 경제 투자 협력 파트너인 대한민국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970년대 초 한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 고속도로 공사를 완수한 것을 돌아보며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분절 등으로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지금도 대한민국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신뢰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혁신을 통해 첨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올해 3월 시작된 샤힌 프로젝트는 한국의 기술 역량과 사우디의 투자 역량이 결합한 좋은 본보기”라고 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2월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샤힌 석유화학 프로젝트(Package 1&2)’를 말한다.
윤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 경험을 많은 국가들과 공유하고, 공적원조와 기술·인적 교류를 대폭 늘려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여정에 대한민국과 함께해 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의 대담에서는 한국과 중동간 협력관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포럼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단독 환담을 한 뒤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 옆자리에 타고 포럼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빈살만 왕세자가 대통령 숙소인 영빈관을 방문하며 환담이 이뤄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빈살만 왕세자가 대통령과 행사장에 동반 입장한 뒤 연설과 대담 동안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전날 회담을 하고 43년만에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도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포럼을 마친 뒤 카타르 국빈 방문을 위해 카타르 수도 도하로 출발했다. 방문 첫날 국제 원예박람회 한국관 등을 돌아보고 오는 25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정상 회담과 국빈 오찬으로 만난다. 이어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일정 등을 소화하고 25일 늦은 오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카타르 국영 통신사 ‘QNA’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협력을 두고 “(카타르의 국가 발전) 과정에 한국이 기여하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경제 분야에서 에너지, 인프라, 교역, 투자, 방산, 농업 분야의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리야드 |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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