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데리고 카페 왜 오냐' 속상했는데…" 인기 폭발 [여기잇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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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논란 그 후…'예스키즈존' 늘어났다
'아동 친화적 공간' 내세워…프랜차이즈도 참여
"타인에 불편 주거나 안전사고 우려" 주의 안내도
"'아이 둔 부모들은 키즈카페에 가면 되지 왜 일반 카페에 오냐'는 글을 봤는데 속상했어요. 가끔은 엄마, 아빠도 아이를 데리고 예쁘고 달콤한 디저트에 커피 한잔 먹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을까요."
영유아나 아동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이 주목받으며 "웬만한 맛집, 카페는 아이 동반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 가운데, 아이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모들은 "누군가는 '노키즈존'을 찾아간다지만, 우리에겐 이런 공간이 절실했다"면서 관심을 표하고 있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3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예스키즈존'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4% 급증했다. 예스키즈존에 대한 긍정 인식 키워드는 77%로 집계됐으며, 다수 언급된 단어로는 '배려', '감사하다', '안심', '어렵지 않다', '가고 싶다' 등이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국내에서 예스키즈존으로 운영되는 곳들을 소개하는 계정도 따로 생겨났을 정도다. 이와 관련된 한 계정의 팔로어 수는 약 11만6000명에 달했으며, '해시태그(#) 예스키즈존' 관련 게시물은 17만9000개가량으로 집계됐다. 부모들은 아이를 동반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 등을 방문한 후기를 공유하는 분위기였다.
최근 서울 시내의 식당과 카페 여러 곳에서는 예스키즈존을 내세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확대해가는 분위기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 서울시는 예스키즈존의 일환인 '서울키즈 오케이존'의 참여 업소가 지난해 9월 사업을 추진한 지 약 9개월 만에 500곳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서울키즈 오케이존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외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는 노키즈존이 성행하며 "아동이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했다는 것에 맞선 대응이기도 하다. 시는 현재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전국에 서울키즈 오케이존으로 운영되는 곳들을 지도상에 표시해 알려주고 있다. 이를 알게 된 부모들은 "엄마로서 아주 고마운 가게", "'육아맘'이 눈치 안 보고 힐링하는 카페, 너무 완벽하다", "키즈존 카페라니 육아맘으로서 너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3일 찾은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의 프랜차이즈 카페 '이디야'와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의 매장 문 앞에는 '서울키즈 오케이존'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이디야 직원은 "아이 2명 정도를 데려와도 되냐"는 물음에 "당연하다"라고 웃음 지으며 환대했다. 롯데리아의 경우 서울 내 총 76개 매장이 서울키즈 오케이존으로 운영 중이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최근 '노키즈존 논란'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기도 해서 '이곳은 아이를 동반하기에 자유로운 공간이구나'라는 일종의 심리적 위안감을 주고 싶었다"며 "아이를 동반한 성인들이 눈치를 보지 않게끔 하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체적으로 '아동 친화적 공간'을 내세워 예스키즈존으로 운영 중인 카페도 눈에 띄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베이커리 전문점은 인근에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 '모임 공간'으로 소문난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적힌 '아이들을 위한(For Kids)'이라는 문구와, '미끄럼 주의', '안전 주의' 표시 등을 적어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를 본 한 방문객은 "문구가 인상적"이라며 "요즘 노키즈존 점점 늘어지는 상황이라 그런지 더 인상적인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2층 내부 공간에는 소파 등 편안한 형식의 좌석과 유아용 책상 등을 배치해 어린이 놀이방처럼 꾸며둔 좌식 테이블이 있었다.
4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장모 씨는 "한 프렌차이즈 카페에 갔는데 당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거나 공부 중인 손님들이 많았다. 얘기 나누는 손님들도 없어서 아이가 작은 소리만 내도 크게 들리는 듯했다"며 "결국 손님들 눈치가 보여서 음료를 마시다 몇분 뒤에 테이크아웃해서 나왔다.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아이를 반기는 공간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9세와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김모 씨는 "과거에만 해도 놀이방이 구비된 식당이 몇 개 있었던 거 같은데 요즘엔 잘 안 보인다"면서도 "그래서인지 아이를 반겨주는 가게들이 반갑고, 감사하다"고 했다.
예스키즈존을 내걸고 아이를 동반한 부모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미취학 아동과 함께 예스키즈존이 촬영된 이미지를 매장 직원에 보여주면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족 단위 손님의 발길을 잡겠다는 것.
성동구도 노키즈존에 따른 사회적 우려와 갈등이 깊어진 상황을 고려해 아이사랑 맛집·카페 사업 확대에 나섰다. 6세 이하 아동을 동반한 가족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2018년 시작해 현재 성동구 인근 25개 매장이 참여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특정 연령대 또는 집단에 대한 차별적 제한보다는 더 따뜻하고 포용적인 자세가 사회 전반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스키즈존 취지로 운영되는 공간이더라도, 부모가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아 타 손님들에게 끼치는 피해가 잇따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키즈 오케이존 사업 주관 측은 "음식점 내에서 크게 떠들거나 뛰어다니는 등의 행동은 타인에게 불편을 주거나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며 "아이와 함께 있는 모든 공공장소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과 질서를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라고 당부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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