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부터 김은경까지... 여야 혁신위 '성패 요인' 봤더니

이성택 2023. 10.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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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쇄신을 주도할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 명멸한 혁신위 전례를 되짚어보면 △전권 위임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 △지도부의 대승적 수용 등이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었다.

공직후보자 등을 검증하기 위한 상설 인사검증위 설치(이준석 혁신위), 의원 불체포특권 약화와 정치인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김문수 혁신위) 등의 혁신안이 도출됐지만, 당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으며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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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홍준표·2015년 김상곤 혁신위 '성공'
여당 혁신위는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 많아
혁신위원장 '설화'로 동력 사라진 경우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혁신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의 쇄신을 주도할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권에서 명멸한 혁신위 전례를 되짚어보면 △전권 위임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 △지도부의 대승적 수용 등이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었다. 특히 대통령도 혁신안을 용인해야 하는 집권여당의 혁신위는 성공하기가 더 어려웠다.


2005년 홍준표·2015년 김상곤 혁신위 '성공 사례' 평가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선 2005년 한나라당 혁신위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박근혜 대표 시절 비주류였던 홍준표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아 굵직한 쇄신안을 완성했다. △대선 1년 6개월 전 당권·대권 분리 △공직선거 후보 공천 시 일반 국민 의사 50% 반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통용되고 있는 규정이다. 특히 당권·대권 조기 분리 등 혁신안은 대선 출마를 생각했던 당시 박근혜 대표에게 불리했던 내용임에도, 박 대표가 대승적으로 수용하면서 성과를 남길 수 있었다.

2005년 6월 21일 홍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이 국회에서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에서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비교적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그해 4·29 재보선에서 전패한 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위원장으로 임명해 전권을 부여했다. 김상곤 혁신위는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교체 △총선 경선 선거인단 100% 일반 시민으로 구성 △사무총장제 폐지 등 파격적 혁신안을 내놨다. 당내 거센 반발에도 당시 문재인 대표는 이를 전부 수용했고, 2016년 총선 승리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2015년 9월 18일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등 혁신위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혁신위는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 많아

혁신안이 공감을 못 얻거나 지도부가 수용을 거부하며 빈손으로 마무리한 혁신위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은 2014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반전책으로 이준석 혁신위(6월), 김문수 혁신위(9월)를 잇따라 가동했다. 공직후보자 등을 검증하기 위한 상설 인사검증위 설치(이준석 혁신위), 의원 불체포특권 약화와 정치인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김문수 혁신위) 등의 혁신안이 도출됐지만, 당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으며 흐지부지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 혁신위는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눈치도 봐야 하는 탓에 운신의 폭이 적어 성공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출범했다가 이 대표 징계와 함께 흐지부지된 최재형 혁신위는 이 같은 어려움을 보여준다. 민주당에서도 지난해 대선에 앞서 출범한 장경태 혁신위는 '3선 초과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 등 파격적인 안을 내놨지만 대선 패배 이후 없던 일이 됐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 8월 10일 국회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위원장 '설화'로 혁신 동력 사라진 사례도

혁신안 내용보다 위원장의 '입'이 주목받으며 동력이 약해진 사례도 있다. 2017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억울하다" "(청년들에게) 일베를 많이 하시라"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8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도 노인 폄하 발언 논란 등으로 스스로 무너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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