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장관이 거짓말” 발언 의원 직무정지… 美선 발언 규범 위반 땐 공개비판 징계 [여야 ‘신사협정’ 합의]
최우석 2023. 10. 2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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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국들의 '품격 있는 의회'는 권위와 명예를 중요시하는 의회 문화와 강력한 규범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영국 하원의원은 "장관이 의회에 거짓말하고 있다"는 발언 후 직무정지 5일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2012년 폴 플린 노동당 의원은 본회의에서 영국군의 아프간 전쟁 철군을 주장하며 "국방부 장관이 의회에 거짓말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하원의장의 거듭된 발언철회 지시를 거부함으로써 호명과 함께 5일간 직무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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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국 사례는
英, 멍청이·배신자 등 ‘비의회적’ 규정
美, 의장 연설 때 본회의장 퇴장 금지
막말 등 제재… ‘품격 있는 의회’ 정착
英, 멍청이·배신자 등 ‘비의회적’ 규정
美, 의장 연설 때 본회의장 퇴장 금지
막말 등 제재… ‘품격 있는 의회’ 정착
해외 선진국들의 ‘품격 있는 의회’는 권위와 명예를 중요시하는 의회 문화와 강력한 규범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영국 하원의원은 “장관이 의회에 거짓말하고 있다”는 발언 후 직무정지 5일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한국 국회처럼 막말과 고성이 쉽게 오갈 수 없는 이유다.
24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멍청이·거짓말쟁이·겁쟁이·배신자와 같은 단어를 ‘비의회적인 언어’로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의원이 토론 중이거나 본회의 의사가 진행되는 동안 소음을 내거나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시 의장은 원내 질서 유지를 위해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규범 위반 수위에 따라 발언 중지와 착석 명령, 본회의장 퇴장, 의회 영내 퇴장, 해당 의원에 대한 직무정지 표결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 폴 플린 노동당 의원은 본회의에서 영국군의 아프간 전쟁 철군을 주장하며 “국방부 장관이 의회에 거짓말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하원의장의 거듭된 발언철회 지시를 거부함으로써 호명과 함께 5일간 직무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영국에서는 본래 의장이 의원을 부를 때 이름이 아닌 ‘존경하는 (지역구 이름) 의원님’으로 부르는 전통이 있는데, 직무정지 표결 시 이름으로 불리는 것 자체가 불명예이자 경징계로 여겨진다. 또 세 번 이상 직무정지를 받게 되면 별도의 의결이 있을 때까지 의원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되고, 직무정지 기간 세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미국 의회 역시 엄격한 규범과 함께 막말을 부끄러워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미국 하원에서 비의회적인 언어 사용으로 견책의 징계를 받은 사례는 대체로 1800년대에 집중돼 있을 정도다. 미국 연방의원에 대한 징계는 높은 수위부터 제명, 견책, 공개비판, 벌금 등이 있다. 또 미 하원은 의장이 연설하거나 의제를 상정할 때 본회의장을 걸어 다니거나 퇴장하는 것을 금지한다.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소란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건 심의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비교적 최근 하원에서 발언 규범을 위반한 경우에는 대체로 공개비판의 징계를 받았는데, 그만큼 발언 수위도 과거보다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2009년 조 윌슨 공화당 의원은 건강보험 개혁 관련 연설을 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이야(You lie!)”라고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 그러자 같은 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며 윌슨 의원을 비판했고, 결국 윌슨 의원은 당일 밤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하원은 윌슨 의원에게 공개비판의 징계를 결정했다.
최우석·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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