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주인인 줄 알았는데 월세 세입자"…신분증 위조해 6억 가로채
【 앵커멘트 】 이사를 가려고 전세금을 돌려받으려는데, 집주인이 원래 알던 사람이 아닌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서울 송파 일대에서 월세 세입자로 살면서 집주인을 사칭해 30억 원 가까운 전세금을 가로챈 부부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안정모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5년 서울 송파구에 전셋집을 마련한 A 씨는 얼마 전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계약을 해지하려고 연락한 집주인이 잠적하면서,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을 수소문했더니 자신이 알던 사람이 아니었던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피해자 - "실제 집주인하고 통화를 하면서…기존에 계약했던 사람이 가짜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월세 세입자 안 모 씨가 다시 전세를 내놓으며 집주인 행세를 한 건데, A 씨는 꼼짝없이 전세금 6억 4천만 원을 떼일 위기에 처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피해자 - "내 집 마련이 꿈인데 그거 자체가 지금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 방에 다 날아간 것 같아서…."
이런 사기 행각이 가능했던 건 위조 신분증 때문이었습니다.
안 씨는 집주인 신 씨의 주민등록증 정보에 사진만 바꾼 위조 신분증으로 신 씨 명의의 계좌를 개설했는데,
이름과 주민번호, 발급일자만 일치하면 사진이 달라도 정상 주민등록증으로 판별되는 점을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B 은행 관계자 - "(사진이 본인이 맞는지는 안 보나?) 그렇게 (사진을) 삽입까지 다 했어요. 그렇게 해서 위조를 똑같이 했어. 그러면 (계좌 개설이) 가능할 수도 있었겠죠."
전세계약을 해준 공인중개사 역시 감쪽같이 당했습니다.
신분증 확인 외에 등기권리증 등을 확인해야 하지만, 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공인중개사 - "'등기권리증을 가져오세요' 해요. 근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이거예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
안 씨 부부는 이런 허점을 노려 2015년부터 7년간 30억 원 가까운 전세금을 가로챘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안 씨 부부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 스탠딩 : 안정모 / 기자 - "경찰은 지난 4월 남편 안 씨를 구속하고,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배우자 임 씨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정모입니다."
[an.jeongmo@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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