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혈액암 산재’ 인정…남은 과제는?
[KBS 전주] [앵커]
혈액암에 걸린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가 인정됐습니다.
함께 산재를 신청한 세 명에 대해선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업무 연관성이 일부 받아들여진 만큼, 업계에 미칠 파급도 적지 않을 거로 보입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일하다 혈액암 확진 판정을 받은 네 명의 노동자들.
버스 도장 공정에서 페인트와 시너 등을 다루다 발암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했습니다.
직업병 전문기관 분석 결과 희석과 세척에 쓰는 시너 원액에서 1급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된 사실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철저한 조사 부탁드리겠습니다."]
넉 달여 만에 근로복지공단은 울산과 전주를 거쳐 30년 넘게 일한 50대 노동자 한 명의 산재를 승인했습니다.
암 발병과 장기간 노출됐던 업무 환경과의 연관성을 인정한 겁니다.
[문길주/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 "이걸 계기로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공업사 이런 데의 도료나 희석제에 대한 전체적인 실태 점검을 해야 되는 거고, 국가기관도 숙제고 노동조합도 숙제고, 숙제를 던져준 겁니다."]
남은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일한 기간이 4년 반에서 6년 반 안팎인 30대와 40대 노동자 세 명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기 때문.
역학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더 살펴야 한단 건데,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장 측하고 신청인 측하고 의견이 많이 갈리고 그래서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 본부에 자문 의뢰를 보냈고요."]
조사 마무리까지 적어도 1년에서 3년여가 걸릴 거란 게 노동계 판단입니다.
무엇보다 암 발병 요인이 일부 인정된 뒤에도, 노동자들이 같은 공장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어,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장과 노동 당국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서영우/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전주공장위원회 의장 : "승인이 났으니까 어떤 것들을 우리가 개선하고 바꿔나가야 될 거냐. 이제 환경 개선과 대체 물질 이렇게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노동자들은 추가 발병 우려도 있는 만큼, 고용노동부의 임시 건강진단과 특별안전보건점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김종훈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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