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웠는데"... '럼피스킨병' 인천 강화도 뚫렸다 [현장, 그곳&]
추가 의심신고 잇따라 확산 우려... 市, 보건소 협조해 연막소독 총력
“초동방역 등 피해 최소화 힘쓸 것”
“내 자식처럼 애지중지하고 키웠는데, 살처분이라니…. 마음이 찢어집니다.”
24일 오후 4시께 인천 강화군 화도면의 한 육우 농장. 굴착기가 농장 한켠에 땅을 파고 있다. 이 농장에서 키우는 소 3마리가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SD)’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밤부터 소 97마리를 모두 살처분하기 때문이다.
농장 입구는 아예 사람과 차량의 전면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고, 농장엔 흰색 방역복을 입은 검역관들이 살처분 준비에 한창이다. 소를 옮길 지게차와 살처분 때 쓰이는 비닐을 가득 실은 트럭이 대기 중이다.
인천 강화도 축산 농가 3곳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해 초비상이다.
24일 인천시와 강화군 등에 따르면 강화군 양사·하점·화도면의 3곳 농가에서 9마리의 소가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이 났다. 이들 농가 3곳이 키우는 소는 모두 육우 97마리, 젖소 46마리, 한우 20마리 등 163마리다.
현재 방역 당국은 이날부터 해당 농가는 물론 반경 500m 이내 농장에서 키우는 소를 살처분 할 예정이다. 살처분 대상은 모두 172마리다. 방역 당국은 또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의 반경 10㎞까지 사람 및 차량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했다.
특히 강화지역 전체로의 럼피스킨병 확산 우려가 크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 송해면의 552마리 규모의 한우농장에서도 2마리가 고열과 피부 결절 등의 증세를 보여 럼피스킨병을 의심하는 신고를 접수했다. 방역 당국은 현재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화도면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에서 1㎞ 떨어진 한 농가는 지난 2015년 구제역 발생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농장주 A씨(70)는 당시 자신이 키우는 소 39마리를 농장 한켠에 묻는 등 살처분했다. A씨는 “당시 소를 살처분할 때 너무 애통했다”며 “럼피스킨병이 더 확산하지 않아 지금 키우는 송아지 9마리라도 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화군은 섬 지역이라는 특성과 농장들이 많이 모여있다보니 전염병에 취약하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강화군을 덮치면서 돼지농장 39곳의 돼지 4만3천600마리 모두가 살처분, 돼지의 씨가 마르기도 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강화지역에 있는 축산 농가 518곳 등 인천 전역의 소 2만1천959마리분의 백신 2만3천740개를 확보했다. 시는 군·구별 접종반을 편성해 예방 접종에 나섰으며, 이르면 25일엔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 당국은 럼피스킨병을 옮기는 모기 등 흡혈 곤충 퇴치를 위해 모든 농장 등에 대한 연막 소독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럼피스킨병 잠복기가 8~28일인 만큼, 방역은 물론 모니터링 등에 집중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잠복기 등을 감안했을 때 추가 발생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전염성이 떨어지는 만큼, 우선은 초동 방역 등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럼피스킨병은 모기·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과 지름 2∼5㎝의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생기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이시명 기자 sm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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