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하지마" "자신을 돌아보라" 언성 높아진 순천 시정질의

전남CBS 박사라 기자 2023. 10. 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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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의원, 백강로 인근 불법 도로 점용 지적
노관규 시장 "본 질문에 어긋난 내용…잘못했다면 공무원 징계 통보"
서선란 의원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 공무원에 일침도
24일 시정질의 답변에 나선 노관규 순천시장. 박사라 기자


시정질의에서 순천 백강로 불법 도로 점용 문제를 두고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이 이영란 의원에 "말꼬리 잡지 말라"고 반발하는 등 집행부와 의회 간에 격양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24일 열린 순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이영란(더불어민주당, 왕조2) 의원은 노관규 시장을 상대로 백강로 인근 불법 도로 점용 문제점과 백강로 완충녹지 추진계획, 덕월동 공영 차고지 부지 선정 문제 등을 짚었다.

앞서 순천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2002년 제정, 시행된 후 20년이 경과할 때까지 사업을 하지 않을 경우 일몰제를 시행하도록 해 백강로 완충녹지와 이면도로는 2020년 6월 30일 실효될 예정이었다. 이에 순천시는 완충녹지를 실효 5일 전, 이면도로는 실효 당일에 '도시계획 시설 사업실시계획 인가고시'를 하고 일부 도로를 폐지했다. 그러나 폐도에 따른 건물 진출입로가 없어지자 지주들의 민원이 잇따랐다.

이 의원은 "시가 부랴부랴 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소유자들의 재산권 침해, 불법 도로 및 녹지 점용 남발, 이해당사자 간 법적분쟁 등이 이어졌다"며 "이러한 가운데 순천시는 우회도로가 없는 곳의 이면도로를 폐지한데다, 우회도로 확보 여부와 이면도로 폐도 상황도 제각각이다보니 토지 소유주들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 상태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시장은 "이 의원님께서 시정질의를 잘 준비해 주셨는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본 질문에 전혀 없는 내용"이라며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가 있나. 그거 잘못한 사람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 징계하라고 저한테 통보해라. 그럼 검토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도로점용 허가 전반'에 대해 질의를 하겠다고 질의서를 전달했던 이 의원이 백강로 완충녹지 사업 관련 도로 점용 문제에 대해서만 질의하자, 노 시장이 본래 질문에 어긋난 질문이라며 발끈한 것이다.

노 시장은 "백강로 사업에 대한 질문을 했으면 이에 따른 답변을 준비했을 거 아니냐. 지적한 내용은 집행할 때 점검을 하겠다는데 왜 자꾸 말꼬리를 잡고 얘기를 하냐. 반말도 하지 말라"고 했고, 이 의원은 "시장님이 말꼬리를 잡게 한다. (반말은) 시장님 자신을 돌아보시라"며 맞받아쳤다.

결국 백강로 사업 관련 점용 도로 문제에 대해서는 노 시장도, 담당 국장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감정적인 대립만 이어지다 끝이 났다.

24일 시정질의를 하고 있는 이영란 순천시의원. 순천시의회 제공


한편 서선란 의원(더불어민주당, 향·매곡·삼산·저전·중앙)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도로 개설 사업에 관련 사업 기간을 2주 만에 바꿔서 의회에 통보한 집행부에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라며 질타했다.

서 의원은 "집행부가 의회에 보고한 21년, 23년, 24년 주요 업무 계획 책자에 따르면 미집행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2025년까지 한다고 명시돼 있고 2주 전 받은 업무보고서에도 내용은 같았다"며 "그런데 최근 본 의원이 따로 요구해 받은 자료를 보니 갑자기 집행 기간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불과 2주 만에 바뀌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도로과장, 도시 디자인 국장도 지난 9월 27일 271회 임시회 기간 중 해당 사업에 대해 2024년도 예산에 반영해서 추진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에 보고한 업무 자료와 공무원들이 보고했던 내용이 이렇게 바뀔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한 "장기 미집행 도로가 아닌 용당교와 원용당교 구간 사업이 이 사업에 어떻게 포함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도로과 과장은 "이해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업 계획에 포함하겠다는 의미와 업무 보고 책에 나온 고시 일자가 용어에 있어서 혼선이 좀 되셨던 것 같다"고 답했고 이에 서 의원은 "거짓말은 또 거짓말을 낳게 된다"며 "자료를 누가 준 것이었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집행부 마음대로 사업 기간 일정을 바꾸고, 장기 미집행 도로가 아닌 사업을 끼워놓고 있다. 어떻게 행정을 신뢰하겠냐"고 질책했다.

24일 시정질의를 하고 있는 서선란 순천시의원. 박사라 기자


이밖에 시정질의에서 최미희 의원은 시장의 사회복지 공양 이행 점검, 조례 주공 5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계획 등을, 김미연 의원은 환선정 창작정원 관광 명소화 사업 추진, 죽도봉공원 숲속놀이터 조성사업 현황 및 운영 계획 등을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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