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 공기통 사망 사고…“충전 중 아닌 상태서 폭발”
[KBS 제주] [앵커]
지난 8월 제주시 한림읍의 한 포구에서 잠수용 공기통이 폭발해 60대 남성이 숨진 사고가 있었는데요.
당초 공기통을 충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쓴 남성 두 명이 커다란 잠수용 공기통 두 개를 들고 옵니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던 또 다른 남성이 건물 뒤로 사라지고 몇 분 뒤, 폭발 소리에 화들짝 놀란 사람들이 뛰어갑니다.
당시 공기통 밸브 부품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나오면서 60대 작업자가 머리와 가슴을 심하게 다쳐 숨졌습니다.
올 여름 잠수용 공기통 폭발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이처럼 입구 앞 나무 덱이 부서져 내려 커다란 구멍이 뚫릴 정도로, 당시 사고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고 한 달여 만에 나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사고가 난 공기통'은 충전 중이 아닌 상태에서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부 압력이 과도한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당시 공기 충전기는 정작 다른 공기통에 연결돼 있었습니다.
국과수는 다만, 공기통을 열고 닫는 밸브가 헐거워진 원인에 대해선, 소유자의 관리 소홀이나 공기통의 노후화 때문인지, 작업자의 과실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경찰은 사고가 난 인근 한림해상풍력단지 공사 현장에 잠수사를 투입하는 하청업체에서 숨진 60대 남성에게 공기통 충전을 의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사고 공기통 소유 업체의 관리 책임 소홀을 제기합니다.
[유족/음성변조 : "밸브를 손으로, 사람의 힘으로 만진다고 해서 그게 손상되고 충격이 가해져서, 그런 거로 인해서 사고가 났다고 보는 건 좀,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것 같고요."]
폭발 사고가 난 공기통 두 개는 각각 1996년 7월과 2003년 2월에 생산된 20년이 넘은 제품으로, 공기통에 정기검사를 받았다는 확인 문자나 각인도 없었던 것으로 국과수는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는 사고가 난 스쿠버 공기통을 소유한 업체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박미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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