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화끈 말말말 "우승이 누구집 애 이름도 아니고…"
[스포티비뉴스=부산, 윤욱재 기자] "우승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명장' 김태형(56) 롯데 신임 감독이 취임식부터 화끈한 입담을 자랑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오후 2시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롯데 자이언츠 제 21대 김태형 감독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에도 화끈한 입담을 자랑했던 인물. 솔직하면서도 거침 없는 화법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스타일이다.
롯데 감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단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구도' 부산의 열정적인 팬들의 열망은 계속 커져만 가는데 롯데의 행보는 그 기대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롯데 감독 자리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최고 인기 구단의 수장을 맡는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마침내 취임식을 통해 롯데 감독으로서 첫 공식 석상에 선 김태형 감독. 역시 그의 스타일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도 변함이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취재진의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때로는 강한 어조로,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한 말로 답을 이어갔다.
"우승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김태형 감독은 "롯데 팬들이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크다"라는 말에 "우승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라고 운을 떼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이끈 명장도 '우승'이라는 말을 결코 가볍게 꺼낼 수 없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면서도 김태형 감독은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우승이 그렇게 말 같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라는 김태형 감독은 "나도 신인 감독 때 겁 없이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 자리에서도 우승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롯데 팬들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이어진 한마디. "선수들도 그렇게 목표를 잡고 각오하기를 바란다"는 것.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단단해져야 우승에 한 걸음이라도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나도 몰라요"
야구 팬들은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면서 코칭스태프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고영민, 김주찬, 유재신 코치 등 롯데에 합류한다고 알려졌으며 다른 코치들과 관련해서도 여러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아직 해당 코치가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어 공식 발표를 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태형 감독은 솔직하게 말했다. "1군 코칭스태프는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 발표하기는 어렵다"는 김태형 감독은 "아직 구단에 보고하지 않은 코치도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곧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 포스트시즌 진출팀에 소속된 코치 중에 합류할 수 있는 인원이 있음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이들의 합류 시점에 대해서는 "나도 몰라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FA 2명, 내년 FA 2명이 앉아 있다"
이날 취임식에는 선수 대표로 주장 안치홍과 최고참 전준우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마침 안치홍과 전준우는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 그럼에도 새 감독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취임식을 찾았다. 이들 외에도 구승민과 김원중도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 계투진의 핵심 역할을 하는 두 선수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팀내 FA 선수들에 대한 물음에 "당연히 팀에 남아서 도와달라고 하고 싶다"라면서 "공교롭게도 올해 FA 2명(안치홍, 전준우), 내년 FA(구승민, 김원중) 2명이 앉아 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미 김태형 감독은 구단에 이들 모두 필요한 전력이라 이야기한 상태. "감독은 선수가 많을 수록 좋은 것이고 욕심이 난다"는 김태형 감독은 "대표이사님께도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말씀드렸다"라고 밝혔다.
"부산은 조금만 움직이면 '어디서 봤다'라고 글이 올라온다"
김태형 감독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OB와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지도자 또한 두산과 SK에서 경력을 쌓아 수도권팀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부산행'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김태형 감독은 '부산 생활에서 기대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히 부산과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 시절에 롯데 선수들과 각별하게 친하게 지냈다. 부산에 오면 바닷가도 있어서 들뜨기도 했다"라고 잠시 추억에 잠기더니 "부산은 조금만 움직이면 '어디서 봤다'라고 글이 올라온다"고 껄껄 웃었다. 그만큼 팬들이 열정적이라 표현한 것. "워낙 팬들이 열정적이라 다른 것 같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구단에서 '신경 쓰셔야 한다'고 하면 신경을 써야죠"
두산 감독 시절에는 LG라는 '서울 라이벌'이 있었다면 롯데에는 '낙동강 더비'를 치르는 NC가 있다. 김태형 감독도 '낙동강 더비'라는 말을 잘 알고 있었다. "'낙동강 더비'라고 나온 기사를 많이 봤다. 선수들이 그 중요성을 잘 알 것"이라는 김태형 감독은 "구단에서 '신경 쓰셔야 한다'고 하면 신경을 써야죠"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그는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보다 어떤 분위기가 조성이 되면 그때는 신경을 쓸 것이다"고 덧붙였다. 때로는 라이벌전은 1승이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닐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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