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추석 ‘보냉가방’… “번거롭다” 소비자 외면
리사이클링 캠페인 찬밥신세 전락
직접 들고 ‘고객센터’ 방문 불편
유통업계가 ‘가치소비’의 일환으로 진행한 추석 선물 보냉가방 리사이클링 캠페인이 ‘번거로운 과정’ 탓에 소비자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롯데백화점·마트는 추석 선물 포장에 사용된 냉장·동 보냉가방을 반납하면 상품권이나 포인트로 환급해 주는 보냉가방 리사이클링 캠페인을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동참하지 않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연휴가 끝난 이달 초 보냉가방 반납 시 백화점 리워드 5000원을 제공했으며, 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자사 축산 선물 세트 보냉가방을 마트 고객가치센터로 반납하면 상품권으로 교환해 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롯데는 지난 22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구매한 한우 냉장 세트 보냉가방과 상품에 동봉된 행사 안내 카드를 지참 후 매장에 반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5000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들 유통업체가 진행한 보냉가방 회수율은 평균 7%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판매량 중 10%가량이 회수됐다고 밝혔으며, 이마트의 경우 판매된 6만여개의 40여종 축산 선물 세트 보냉가방 중 단 2%만 되돌아왔다.
롯데 유통사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선물 세트 총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수량은 1만5000개 수준이었고 롯데마트는 2만개중 10%가 회수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가의 친환경 캠페인 진행에도 불구하고 회수율이 저조한 것은 ‘번거로움’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객이 직접 고객센터를 방문해 교환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여야 반납할 수 있다.
50대 여성 A씨는 “겉면에 주소지가 붙어 있어 제거하는 것도 일인데 어느 세월에 고객센터까지 들고 가겠냐”고 말했다.
전문가 역시 오프라인 접근성이 줄어든 가운데 현장 방문은 고객 참여율을 높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유통업계가 보냉가방 회수에 나선 취지가 좋고 가치소비를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비자가 직접 고객센터를 방문해야 하고, 가방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는 단순히 ‘가치소비를 위한 노력을 했다’에서 그치지 말고 소비자가 보냉가방을 반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금 회수율은 낮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소비’ 문화가 더 확산할 거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운영 방안을 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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