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박지원·천정배 컴백… 민주, 호남 공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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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호남 공천 딜레마에 빠졌다.
'혁신'을 기치로 선거 판세를 주도하려면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데, '올드보이'들이 대거 총선 출마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전북 전주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친명계 입지자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개혁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데, 오히려 엄청난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다시 신진 정치인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들이 그동안 호남을 위해 해온 일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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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안맞지만 지지율 무시 못해
친명 원외조직, 중진 물갈이 주장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공천 딜레마에 빠졌다. '혁신'을 기치로 선거 판세를 주도하려면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 데, '올드보이'들이 대거 총선 출마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현재 지역 민심이 올드보이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흘러가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이들을 공천에서 무조건 배제하기도 쉽지 없는 상황이다.
현재 호남에서는 5명이 출전 채비를 하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전남 해남·완도·진도)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광주 서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전북 전주병), 유성엽 전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대표적이다. 과거 당대표를 역임했거나 3·4선까지 지냈고, 2016년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 소속으로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모두 민주당에 복당했다. 몸담았던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 민생당도 사실상 사라졌다.
민주당에서만 줄곧 3선을 한 이춘석 전 국회 사무총장(익산)도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2020년 당 경선에서 김수흥 의원에게 밀렸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이들을 공천할 경우 당의 '혁신' 이미지에 맞지 않고 총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 올드보이는 당의 원로로서 현 민주당 체제에 쓴소리를 하기보단 이 대표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박 전 원장은 각종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도부 입장에선 친명(친이재명) 원외조직의 반발이 걱정이다.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줄곧 '중진 물갈이'와 '동일지역구 3선 연임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주로 3선 이상 의원들이 많이 포진한 비명계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올드보이들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역구에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전북 전주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친명계 입지자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개혁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데, 오히려 엄청난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들이 다시 신진 정치인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들이 그동안 호남을 위해 해온 일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발했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분위기는 좋지않다. 한 초선 의원은 "자신들의 밥그릇 뺏기는 데 좋아할 사람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당의 큰 어른들이 같은 당 의원의 지역구를 뺏는 형국"이라며 "총선이 임박했을 때 당의 분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도부 입장에선 올드보이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호남 지역에서 이들의 귀환을 바라는 정서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18명(호남 전체의원 중 64%)의 초선 의원들이 기대만큼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올드보이들의 지지율도 만만치 않다. KBC 광주방송이 지난달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18세 이상 유권자 5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박 전 원장은 47.1%로 현역인 윤재갑 의원(17.4%)을 앞섰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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