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의 판타스틱 잉글리시" 김어준의 뉴스공장 또 의견진술
24일 방송소위, '윤석열 희화화' 지적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의견진술 의결
'문재인 정부 비판 중 국민의힘 입장만 반영' 채널A는 '문제없음'
김유진 위원 "여야 바뀌고, MBC·KBS 보도면 문제 없다고 했을까" 비판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화법을 희화화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제작진이 중징계인 법정제재 의결 전 소명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의견진술에 참석하게 됐다. 만장일치로 이같이 의결한 여권 위원들이 문재인 정부 비판 중 국민의힘 입장만 보도한 채널A엔 '문제없음'을 의결하자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24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 위원장 류희림) 여권 추천 위원들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지난해 12월22일~23일 방송)과 관련해 만장일치로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진행자는 제1차 국민경제자문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번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더 어그레시브하게 뛰어봅시다'는 등 빈번한 영어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내용이 없으면 이렇게 허세', '프레지던트의 판타스틱한 잉글리시'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의 '노조부패 척결' 발언에 대해 '노조 때려잡는데 대통령께서 재미들었다'고 말하고, 검찰의 이재명 대표 소환 통보 관련 '본질은 정적 제거'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민원이 제기됐다. 민원인은 진행자가 윤 대통령을 조롱하고 이 대표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여권 위원들은 해당 방송이 “인신 공격을 하며 정치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김어준 방송은 조선시대 사고방식으로 모든 사안을 보는 것 같다. 일관되게 한쪽 진영 입장에서 조롱한다”고 했다. 류희림 위원장(대통령 추천)은 “특정 국민을 상대로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듯 표현한 것은 진행에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정부를 비판한 시사 프로그램에 '공정성' 조항을 근거로 제재하는 것에 반발했다. 김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외래어를 남용한 대통령 발언을 비꼬고 풍자한 것을 규제할 수는 없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 단정한 부분에 대해서만 의견제시(경징계 수준의 행정지도)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옥시찬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도 “대통령은 언제든 비판받을 수 있다. 민원인에게 대한민국 시사·토론, 논평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어떤 것인지 묻고싶다”며 '문제 없음' 의견을 냈다.
진행자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이태원 분향소 방문을 '사진 한 장 남기려고 온 것 같다'고 비판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업체의 한남동 관저 공사 수주 의혹 감사원 감사에 대해 '미리 털어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하는 등 정부·여당을 비판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지난해 12월20일 방송)에는 경징계 수준의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문재인 정부 비판 중 국민의힘 입장만 반영' 채널A는 '문제없음'
반면,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관련 환경영향평가 지연에 대해 보도하며 국민의힘 측 입장만 반영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채널A <뉴스A>(2023년 6월27일 방송)에는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야권 위원은 시사·보도프로그램엔 공정성, 객관성 조항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하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여권 위원들은 현 정부를 비판하며 여야 균형을 지키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된 방송사들에 양측 입장을 초 단위까지 측정해 편파성을 지적하던 것과 달리, 채널A에 대해 '문제없음' 판단을 했다. 황 위원은 “당시 정부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 이후 밝혀진 사실에 대해 보도한 뉴스다.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은 “여당이 이전 정권에 의혹을 제기한데 있어서 야당의 반론없이 무비판적으로 보도했지만, 해당 보도 하나만 놓고 공정성을 따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 공정성 조항을 적용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그동안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반론 없이 의혹을 기정사실로 보도한 경우, 방통심의위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돌아봐야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만약 보도 내용에서 여야가 바뀌고, 정부 여당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야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보도였다면, 그 방송사가 MBC, KBS, JTBC, TBS 등이었다면 과연 오늘처럼 다수 위원들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고 끝났을까”라며 이중잣대 심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여론조사 결과들을 소개하며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음에도 밝히지 않고, 'MBC가 미디어 신뢰 조사에서 전 부문 1위를 기록했다'는 등 우열을 묘사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뉴스데스크>(2022년 12월29일, 2023년 1월10일 방송)엔 전원 만장일치로 행정지도 '권고'가 의결됐다. 자사의 경마대회를 보도하면서 관련 유튜브 채널을 소개해 사행심을 조장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YTN 뉴스 와이드>(2023년 5월21일)에도 '권고'가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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