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日보다 저출산·고령화 빨리 진행… 지금이 골든타임" [소멸 위기의 한국]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출범 1주년 日 인구전문가 마사히로 교수 초청
"소득 불안정한 청년층 지원
이민 늘리고 고령자 노동 촉진"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출범 1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야마다 마사히로 일본 주오대 교수,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소 이사장,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왼쪽부터) 등 VIP들이 기념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제공

일본의 저명한 인구전문가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는 "한국은 일본보다 저출산·고령화가 훨씬 빨리 진행된다"며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일본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인구구조가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 꼴찌인 반면 고령화 속도는 세계 1위다. 야마다 교수는 "지금이 (인구문제 해결에) 골든타임"이라면서 "한국이 고령자에 대한 처우 문제를 놓친다면 일본보다 훨씬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韓지나친 경쟁, 저출산 원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념행사에서 '소멸하고 있는 일본, 빠르게 추월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야마다 교수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 내각부 남녀공동참획회의 민간의원, 도쿄도 사회복지심의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일본 가족사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야마다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우리 사회의 '경쟁'을 꼽았다. 야마다 교수는 "한국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사회, 너무나 경쟁 압력을 받고 있는 사회"라며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사회에서 배제가 돼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 등으로 육아에서도 부모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비참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게 동아시아의 공통된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는 "어떤 일을 하건, 누구와 결혼해 아이를 키우더라도 중류생활을 보증해야 한다"며 "자녀 교육비가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소득이 불안정한 남성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저출산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부분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저출산 해결에 실패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저출산 문제와 함께 고령화 대응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절 고령자들의 연금, 보험 등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확립되고 저출산이 완만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고령자 문제에 대응이 되고 있다"며 "한국은 고령화가 굉장히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민, 대책 될 수 있어…노동력 확보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민정책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은 좌우파 모두 정부가 이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 자유롭지 않을까"라며 "이민, 여성 노동, 고령자 노동 등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력 부족으로 일본에서도 기업 경영자나 농촌에서는 이민자들을 바라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이민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본은 앞으로 해외 노동력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력 확보가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의 인구정책은 '대실패'"라면서 "한국은 앞으로 잘하면 충분히 반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 한국은 저출산 문제가 발생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고 고령화율도 10%대"라며 "고령자 은퇴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그사이에 젊은이들의 역량을 키우는 두 가지를 같이 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