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상서 북 주민 4명 귀순 표명…“이상한 배가 있다” 어민 신고

조연주 2023. 10. 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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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9년 6월, 허름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에 정박합니다.

비좁은 목선을 타고 동해로 내려온 4명의 정체는 북한 주민이었죠.

생활고로 귀순을 희망했던 두 명은 한국에 남았고, 고향으로 귀환하길 원했던 두 명은 다시 북으로 돌아갔습니다.

같은 해 11월엔 북한 주민 2명을 태운 오징어잡이 배가 우리 군에 나포됐습니다.

조사 결과 선장과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망치다 넘어온 것으로 판단돼 강제 북송됐습니다.

그 이후 동해를 통한 귀순 시도는 잠잠했습니다.

그런데 4년 만에 동해안의 속초 해상에서 일가족으로 보이는 북한 주민 4명이 배를 타고 내려와 귀순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두운 갈색의 작은 배 한 척이 해양경찰 경비정에 예인돼 군항으로 들어옵니다.

오늘(24일) 오전 7시 10분쯤 강원도 속초시 동쪽 11킬로미터 해상에서 발견됐습니다.

목선에는 남성 한 명과 여성 3명 등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배 길이가 5~6미터로 우리 어선과 달라, 조업 중이던 어민들의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남진우/목선 발견 신고 어민 : "무동력선처럼 보였는데, 여기 배가 확실히 아니더라고요. 조그만데, 목선인데 레이더에도 안 찍히더라고요. 여기 배가 아니고 저기서 넘어온 배구나 하고…"]

또 다른 어민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목선이 수상하다고 여겨 직접 다가가 상황을 살폈습니다.

구두와 운동화를 신은 평범한 차림으로, 조업 도중 떠밀려온 어민 모습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재길/목선 목격 어민 : "북에서 왔나 이러니까 말을 안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다시) 북한에서 왔어요 물으니까 (끄덕) 이러더라고요. 딱 행색을 보니까 뱃사람이 아니에요."]

군과 해경도 이들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한 뒤 정부합동정보조사팀에 넘겼습니다.

목선 남하와 관련해 육군은 오늘(24일) 오전 5시 반쯤, 속초 일대 육군 레이더를 통해 미상의 표적을 처음으로 식별했다며 경계작전 실패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조연주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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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주 기자 (yeonj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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