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죽이겠다" 허위신고한 40대 남성, 징역 1년

2시간 동안 13번 허위신고해 공권력 낭비
검찰은 징역 2년 구형…"형 가볍다" 항소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흉기 난동 범죄와 '살인 예고 글'로 시민들이 극도로 불안에 떨던 당시 "여자친구를 죽이겠다"는 등 13차례에 걸쳐 경찰에 허위신고를 한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 신상렬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40대 남성 최모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 8월3일 오전 0시16분께 서울 중랑구 소재의 치킨가게에서 "내가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 경찰관 와 달라"는 취지의 허위신고를 하고, 약 한 시간 후에도 "사람 죽는다. 여자친구를 죽이겠다. 내가 사고 칠 것 같으니 나를 데리고 가라"며 허위신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같은 날 오전 2시33분께까지 약 두 시간 동안 이런 방식으로 13번에 걸쳐 허위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경찰 순찰차 13대, 119구급차 1대, 구조대차 1대, 펌프차 1대와 경찰관 29명, 소방대원 13명이 출동했다.

최씨는 당시 파출소에서도 "너네들은 왜 나를 무시하냐" "이 나라가 범죄자를 만들었잖아"라며 거친 말을 하고, 여성 경찰관에게 "열심히 사세요 이쁜이"라고 말하는 등 20여분간 소란을 피운 혐의도 받는다.

당시는 신림역 칼부림,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묻지마) 범죄가 일어나고 온라인상에 이른바 '살인 예고글'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던 때였다.

경찰은 8월4일부터 2주간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과 주요 기차역 등에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부대와 기동대를 배치하는 '특별치안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신 부장판사는 "최씨의 허위신고로 경찰 업무가 방해되고 공권력이 불필요하게 투입됐으며, 폭행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네 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초 징역 2년과 벌금 50만원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이상동기 범죄와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가 다수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돼 이에 대한 엄정 대응이 필요한 점, 허위신고로 공권력이 불필요하게 투입되면서 일반 국민들이 긴급 상황에서 적절하게 조치를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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