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네옴시티·방산 … "사우디는 미래협력 동반자"

박윤균 기자(gyun@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10.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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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만에 공동성명 채택
44개 조항 포괄적 협력 표명
스마트시티·재생에너지 투자
중동평화 지지·북핵 규탄
韓·걸프협력회의 FTA 추진
尹, 국방·방위부장관 접견
"인적교류·연합훈련 심화"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을 관람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청사진을 담은 공동성명을 24일(현지시간) 채택했다. 양국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1980년 5월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과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각종 분야에서 대한민국과 사우디 왕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그동안 8차례 정상급 교류를 이어왔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빈살만 왕세자 방한 성과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언론 발표문을 채택했지만 공동성명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총 44개 조항으로 구성돼 협력 분야를 폭넓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먼저 양측은 지난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두 나라는 1962년 수교 이후 교역 규모가 400배 증가한 점을 평가하고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모색하기로 했다. 양측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조속한 FTA 협상 타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 기가 프로젝트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이 밖에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대테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충돌 상황과 관련해 △민간인 공격 반대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필요성 △분쟁 확산 방지 등에 공감하는 조항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우디 측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사우디 측의 신뢰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고, 한편으로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북한의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행위를 규탄하는 입장도 확인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3일 저녁 사우디 영빈관에서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과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국가방위부 장관을 접견했다. 칼리드 국방장관은 "결실 단계에 접어든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차세대 방산 협력을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칼리드 국방장관이 말한 차세대 방산 협력은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까지 함께하는 포괄적인 협력을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의 국방개혁 성공과 국방력 강화에 한국이 일조하기를 희망한다"며 "군사교육, 연합훈련, 부대 방문 및 인적 교류 등 양국 간 다양한 국방 분야 협력을 통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심화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리야드 박윤균 / 서울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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