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맞춤식 플랫폼으로 무장 LG전자, 14억인구 공략 나서

OLED TV 시장 점유율 90%
무료로 이용 가능한 LG채널
8개 언어로된 뉴스 등 제공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LG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기록한 데 이어 플랫폼·콘텐츠 시장에서도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말 인도 LG채널을 출시했다. LG전자는 공용어 22개 중에서도 사용 빈도가 높은 영어·힌디어·텔루구어 등 8개 언어로 뉴스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가 세계 최대 영화 산업국이라는 점을 고려해 영화 채널도 내놨다. LG전자 관계자는 "케이블 등 별도 설치를 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LG채널은 인도 중산층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인도 내에서 격화되는 TV 제조사 경쟁 구도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스마트TV에 LG채널을 탑재해 28개국에서 채널 3500여 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달리 광고 시청만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TV 구매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는 향후 5년간 플랫폼·콘텐츠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LG전자가 가전제품뿐 아니라 콘텐츠 서비스로 인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1조8890억루피(약 30조7700억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TV 비중이 35%이며 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8700만대)와 농촌(1억1920만대)에서 TV 보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7~8%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TV 수요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LG전자는 1997년 노이다에 인도법인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노이다·푸네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에만 매출 3조1880억원을 거둬들이며 전년(2조6256억원)보다 21.4% 성장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인도를 찾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 공장 등을 방문했다. 조 사장은 판매·생산법인과 연구개발(R&D)센터까지 연결되는 사업구조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규모가 크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도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 위상을 확대하고 사업을 전략적으로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