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도서관 책더미에 깔릴판
국가거점국립대학교가 도서관의 책 보유량이 모두 권장 수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 도서관은 340만권이 넘는 책을 소장해 권장 수준의 2배보다 많았다.
24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술정보통계시스템을 통해 서울대를 비롯한 거점국립대 10곳의 도서관 장서포화비율을 분석한 결과 10곳 모두 실제 소장한 책이 한계 소장책수를 넘어선 포화 상태라고 밝혔다. 한계 소장책수는 도서관 연면적에 따라 각 도서관이 최대로 소장할 수 있는 책의 수량이다.
지난해 기준 경북대의 실제 소장책수는 342만7573권으로 한계 소장책수 168만8640권보다 2배 이상 많아 장서포화비율이 203%에 달했다. 제주대(189%), 부산대(173%), 서울대(160%) 등도 장서포화비율이 높았다. 장서포화비율이 가장 낮은 전북대도 113%를 기록해 한계 소장책수를 넘겼다.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서관 자료 폐기 및 제적의 범위는 연간 해당 도서관 전체 장서의 7%를 초과할 수 없다. 최근 3년간 이들 대학도서관이 총 112만3744권의 장서를 폐기했음에도 신규 도서가 많아 순증만 총 49만4297권에 달했다.
폐기 여건도 대학마다 달랐다. 거점국립대 10곳 중 장서 폐기 관련 예산이 별도로 편성돼 있는 대학은 강원대, 경상국립대, 전남대, 제주대 4곳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장서폐기위원회의 심의도 없이 도서를 폐기 처리하고 있었다. 다른 9곳 대학도서관은 별도의 관련 위원회가 편성돼 폐기 도서 리스트를 심의한 후 처리한다.
서울대는 "학술정보운영과에서 팀별로 폐기 목록을 작성해 도서관장의 결재를 거친 후 폐기 처리한다"고 했다.
도종환 의원은 "버릴 책을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예산이나 인력, 폐기 목록 검토기간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폐기 자료 선정 기준과 처리 방법을 보다 구체화하는 한편 지역거점 공동보서고 설립을 통해 귀중한 자료가 모르는 상태에서 폐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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