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목소리 커져도…美 "하마스 재정비기회" 반대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10.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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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26일 긴급총회 개최
가자 '인도적 휴전' 논의키로
하마스, 인질 2명 석방 '여론전'
美 요르단·키프로스에 군비보강
이스라엘 "치명적인 공격 준비"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가자지구에서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에 반발해 '인도적 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제 지상전이 시작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질 222명과 가자지구 피란민 230만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은 26일(현지시간) 긴급특별총회를 열고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을 논의한다. 23일 데니스 프랜시스 유엔총회 의장은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26일 제10차 긴급특별총회를 열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문제로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열리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휴전에 반대하는 까닭에 휴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서 제출된 러시아와 브라질의 관련 결의안도 미국 측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23일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어떤 휴전이든 하마스에 휴식과 재정비 기회를 주고 이스라엘을 향해 테러 공격을 준비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또 그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민간인 피해는 군사작전의 매우 불행한 부수적 효과지만, 가자지구 민간인 지역을 향한 공격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날 고령의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하며 '언론 플레이'에 나섰다. 하마스 대변인은 "우리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그들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며 "적군은 지난 금요일부터 이들의 인수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며칠간 가자지구에서 산발적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상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곳을 파괴하는 정지 작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하루 동안 가자지구에 로켓발사대와 대전차 미사일 발사장 등 320곳 이상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동시에 진행될 치명적인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확전도 기정사실화됐다. 전날 이란이 레바논에 주둔한 헤즈볼라에 이스라엘 북부 일부 공격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지역에서 2만명이 피란길에 나섰다. 접경지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로켓포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확전을 기정사실로 보고 전력을 대거 증강하고, 과거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 대응 전력을 가진 장교 등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스라엘 일간 헤르츠와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22일까지 군 수송기와 임차한 민간 수송기 100대를 동원해 요르단, 키프로스, 동지중해 인근으로 첨단 무기와 군사장비를 실어날랐다. 요르단 기지에 공군 2개 편대를 이동 배치하고,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기지에도 20대가량의 중수송기를 동원해 장비를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영국 정부는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추가 2000만파운드 규모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브라질도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같은 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조기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이스라엘을 찾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관해 언급할 것이라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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