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녹색채권으로 회사채 시장 데뷔
국내 녹색채권 올해 4.8조 예정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24일 SK온은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지금까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SK온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통해 약 4조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4조원을 20% 초과한 규모다.
다만 신용등급 'A+'인 SK온은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년물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총 2000억원 모집에 2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800억원 모집에 650억원, 3년물 1200억원 모집에 1650억원이 들어왔다. 2년물이 목표보다 150억원 부족했던 것이다.
SK온이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그린본드(녹색채권)'로, 전액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린본드는 자금 사용처가 재생에너지, 전기차, 고효율 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사업 투자로 한정된 채권을 말하며 일반 채권에 비해 좀 더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SK온은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공장을 세우고 있다.
SK온은 당초 계획보다 회사채 발행 규모를 줄였다.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는 회사채를 총 3000억원 발행하는 것으로 가결했지만 2000억원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의 수급이 불안하다는 점과 고금리 영향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무보증 AA-) 간 금리 차이는 80.6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한 달 전 75bp 수준이었지만 스프레드가 연일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채권을 발행할 때 내야 하는 추가 금리도 확대돼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최근 기업들의 녹색채권 발행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10억달러(약1조3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에서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자금을 모아 발행을 마쳤다. 발행 금리는 최초 제시했던 금리보다 40bp 낮췄다.
환경부는 올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 사업'을 시작해 채권 활성화에 나섰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를 준수해야 발행된다.
한화는 지난달 2차전지 제조용 장비 생산을 늘리기 위해 24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화는 지난 4월에도 국내 일반기업 최초로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해 태양광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녹색채권 30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5배 주문을 받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녹색채권은 총 4조8000억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당초 목표치보다 23% 높은 실적이다.
[명지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휴가 다녀왔더니 날벼락…우리 집이 철거, ‘주소 착각’ 업체 실수 - 매일경제
- “1조8000억원짜리 오줌”…칭다오 맥주공장 소변男, 촬영범 체포 - 매일경제
- ‘땅값’ 제일 많이 뛴 곳은 어디?…강남도 성남도 아니라는데 - 매일경제
- “집값이 기막혀”…짐 싸서 경기도 가는 서울 사람들 - 매일경제
- ‘누구나 타는’ 잠실~인천공항 첫 헬기 서비스…20분 걸리는데 요금은? - 매일경제
- 못 사서 안달났었는데…산 사람은 홧병난 이 종목, ‘종토방’은 요즘 - 매일경제
- “푸틴, 침실서 심정지 발견돼 심폐소생술” 건강이상설 확산 - 매일경제
- 타보면 ‘어이’가 없었는데…확 바뀐 ‘그랜저값’ 일본車 “전기차 괜히 샀지?” [카슐랭] -
- 개미들 한달 새 1000억 투자한 아이온큐 ··· 공동창업자 퇴사 소식에 주가 폭락 - 매일경제
- ‘쏘니‘ 손흥민 1골 1도움 대활약! 토트넘, 풀럼에 카라바오컵 패배 설욕…9G 무패-1위 탈환 [E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