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스라엘 향해 “역효과 낳을 수도”...민간인 피해 최소화 촉구

“인명 손실을 무시하는 이스라엘의 군사 전략은 결국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조치를 놓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경고음을 울렸다.

2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 아래 쓴 장문의 글을 블로그 플랫폼 ‘미디엄’에 올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016년 9월 30일 예루살렘 헤르츨 산 묘지에서 열린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하던 모습. / 로이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물, 식량, 전기를 차단하기로 한 결정, 수십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 세계는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수 세대에 걸친 팔레스타인인의 태도를 더욱 강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 세계적 지지를 약화시키며 이스라엘이 적들의 손에 놀아나게 하는 것은 물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려는 장기적 노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지지했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을 향해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민간인의 죽음이나 고통을 방지하려는 법률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는” 전략을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항하는 싸움을 어떻게 봐야할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미 가자지구에선 폭격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최소 1400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의 인질을 잡아가자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대응 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인 5000명 이상이 가자지구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법으로 ‘두 국가’ 정책을 내놓았다. 그가 재임 시절 취했던 입장과 동일하다. 로이터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시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했지만,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늘어나면 재빨리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평화 협정을 모색했지만, 결국 중개에 실패했었다. 로이터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핵 협상을 할 때를 포함해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불안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오바마 전 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종종 두 사람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갈등에 대한 유용한 관점과 배경”을 제공한다며 관련 뉴스, 분석에 대한 링크로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