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던 홋카이도, 반도체기업 유치로 부활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3. 10.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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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콘퍼런스
소멸위기 지방 생존 하려면
리쇼어링 기업 유치가 관건
산업단지 킬러 규제 개혁을
해외석학 "지방정부에 권한을"
역대 균형발전위원장 한자리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20주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로테 알랭 뒤프레 OECD 지역발전 그룹장, 정준호 강원대학교 교수,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정책관,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장재홍 한국지역정책기획 평가연구원 원장, 고이소 스지 홋카이도대 명예교수. 이충우 기자

일본 북부 홋카이도는 전통적인 낙농·곡창지대이자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반도체 클러스터로 천지개벽 중이다. 도시화에 따라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소멸위기에 처했지만 8차에 걸친 개발계획을 마련해 70여 년간 지역 발전방안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 활성화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

일본 균형발전 분야 석학인 고이소 스지 홋카이도대 명예교수는 24일 산업연구원이 주최한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20주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홋카이도를 균형발전 롤모델로 제시하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산업을 육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에 산업단지를 유치하거나 관광산업을 키워 외부로부터 수익을 끌어오는 한편 자금유출을 최소화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자생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이소 교수는 이처럼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장기 계획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와 정합성이 높은 전략과 사업을 발굴해 추진한 것을 한국에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주목받는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 인근에 차세대 반도체 단지를 짓고 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소프트뱅크 등 일본 8개 대기업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홋카이도에 들어서는 라피더스 반도체 산업단지는 설비투자 규모가 총 500억달러(약 67조원)를 웃돌아 홋카이도 제조업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고이소 교수는"그간 홋카이도 산업은 식품제조업 위주였지만 이번에 초대형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서 지역사회 수입이 다변화하고 경제 규모가 확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지역경제정책관은 "지방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이 지역에 투자해야 하고,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역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산업단지 3대 킬러규제인 입주업종, 토지용도, 매매·임대 규제 등 20건의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지방정부 주도로 산업단지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혁신 분야 석학 론 보스마 위트레흐트대 교수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색과 잠재력을 고려한 맞춤형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테 알랭 뒤프레 OECD 지방발전 그룹장은 "정책결정권자가 지방분권 정책을 만들 때 지방정부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그 책임과 권한에 대해 중앙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중앙-도-시 등 지자체 단위별로 협응 체계를 갖추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성경륭·최상철·이원종 등 역대 국가균형발전위원장들도 참석해 지난 20년간 균형발전정책을 평가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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