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서울대개조' 밑그림 나왔다…세운상가군 허물고 공원으로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023. 10. 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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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민공람 시작, PJ호텔 등은 수용될 수도
서울시 제공


종묘 앞에서부터 퇴계로까지 1km가 넘는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공원을 만드는 사업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삼풍상가와 PJ호텔, 인현상가가 우선추진 대상으로 지정됐고, 나머지는 중장기 사업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완성되면 청계천 복원사업에 필적하는 대규모 도심 개발·복원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설명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변경안은 우선, 지난 2014년 고시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사업구역을 171개로 쪼개 사업추진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반영해, 147개 구역을 다시 23개 구역으로 통합했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하도록 사업구역 덩치를 키우고 세운상가군을 흡수하는 대신 규제완화를 통한 인센티브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다.

서울시 제공


아울러 세운상가에서 진양상가까지 세운상가군 전체를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로 지정했다. 해당 부지는 공원용도 외에는 개발이 금지되는 것. 시는 주변개발과 연계해 기부채납을 받거나 통합재개발을 통해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번에 아파트가 포함돼 있는 인현상가를 중구청 일대 6-4-1구역과 통합재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현상가는 우선추진구간에 포함돼 있으며,  6-4-1구역 개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조합이 인현상가를 사들여 공원으로 재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신 6-4-1구역은 공공재개발로 진행돼, 주민 30% 동의로 신청이 가능하고, 공공이 직접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시행해 재개발 사업 기간을 민간 방식에 비해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또 초과 용적률 부여나 재원조달 측면에서 사업성도 개선된다.

시는 6-4-1구역의 사례를 기반으로 다른 구역도 주민들이 상가군과 통합개발을 원하는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공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거나 직접 사업을 시행해 빠른 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다만 우선추진구간에 들어간 PJ호텔과 삼풍상가는 서울시가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지정해 우선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을지로 일대가 고밀 개발되면 이를 뒷받침할 공원과 여가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원으로 지정되면 해당 부지는 서울시의 협의 매수 대상이 된다. PJ호텔과 삼풍상가는 각각 1개의 법인이 소유하고 있어 소유자가 많은 다른 상가군에 비해서는 협의가 그나마 쉬운 쪽이다. 그러나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는 부지를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정회원 도심재창조과장은 "감정평가 기준으로 상가군 하나 당 매입가격은 1천억원 내외"라며 "이번 공람을 통해 서울시의 공식 입장을 밝힌 만큼, 소유주들과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주변과의 통합재개발 등 여러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세운상가 내 업체들. 장규석 기자


이번 변경안에는 세운지구에 상가를 임대하고 있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대책도 담겼다.

시는 재개발시 민간사업자가 영세사업자에 대한 법적 보상 외에 임시상가를 설치하거나 우선 분양권이나 임차권을 제공하는 등 세입자 대책을 마련하는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기존 사업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공공임대상가를 공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을지로 일대에 공공임대상가를 건립하는 구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주민공람을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시민, 각계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토대로 계획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정 과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세운지구 공중보행교 철거여부와 관련해서는 "공중보행교가 도시재생사업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주민공람안에는 들어있지 않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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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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