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어 사라졌다…투심 꺾인 IPO 시장, 돌파구 없나?

김지영 2023. 10. 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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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기업공개(IPO) 시장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반기 '조 단위' 공모로 투자자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던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준비를 철회하면서 IPO 시장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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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 철회
남은 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업계 "흥행 여부 지켜봐야"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기업공개(IPO) 시장도 빨간불이 켜졌다. 하반기 '조 단위' 공모로 투자자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던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준비를 철회하면서 IPO 시장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회사의 적정 가치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24일 서울보증보험이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회사의 적정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결정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당초 서울보증보험의 희망 공모가는 3만9500~5만1800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3조6167억원으로 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혔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희망공모가를 밑도는 금액으로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출로 이뤄진 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서울보증보험의 수요예측 흥행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배당주로서의 가치도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상장 철회 결정이 예상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이 부정적 평가를 받은 요인들을 비롯해 회사 성장성도 IPO 시장에선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부분에서 서울보증보험은 메리트가 떨어진다. 배당주라고 하기엔 배당성향 50%도 낮다. 조금 더 늘려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어야 했다"며 "최근 IPO 시장은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공기업인 서울보증보험이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배당을 더 강조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로 업계에서는 IPO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회복을 못하고 있는 점, 하반기 상장된 공모주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것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관계자는 "장 자체가 불안정한 것도 있는데, 중소형 규모의 공모주 중에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공모가가 3만원대를 넘어가면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작은 규모의 공모주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장이 안 좋다는 의미기도 하다. 규모가 큰 IPO가 나와야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눈은 다음 IPO 타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쏠리고 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연초 대비 2차전지에 대한 투심이 많이 약화됐고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 지역 판매량이 줄어 배터리셀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최근 2차전지 업종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등 업황의 분위기를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4만6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기업 가치와 시가총액도 줄었다.

이 관계자는 "에코프로 회사의 성장성이라던가 회사 자체에 대해서 의심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며 "다만 전방 시장이 빠져있고, 전기차도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시선은 엇갈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최근 작은 규모의 공모주들이 IPO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IPO 시장 전체를 반전시키기 위해선 큰 종목이 흥하거나 '따따블'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흥행 여부에 따라 IPO 시장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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