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이태원 유가족 만나 “특별법 반드시 처리”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24일 유가족들을 만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심사 기한 내에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면담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유가족분들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 분향소를 지키고 빗속에서 삼보일배를 하셨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훈을 만들기 위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별법이 왜 신속처리안건 기한을 넘어서 처리돼야 하는지 의문스럽다”며 “정부·여당이 조금만 더 유가족분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하겠다고만 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시간을 끌어서 이 문제를 적당히 덮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오히려 슬픔과 아픔의 무게가 커지는 것에 비례해 그 책임도, 법적 처벌의 수준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참사 발생 원인,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진상규명 조사를 벌이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한 것이다. 특조위는 국회의장 추천 1명, 여야 추천 각각 4명, 유가족 단체 추천 2명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특별검사(특검)의 수사가 필요할 경우 국회에 특검 임명을 위한 의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법은 지난 6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은 ‘180일 이내 상임위원회 심사 → 90일 이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 60일 이내 본회의 상정’ 단계를 거쳐 본회의 통과까지 최장 330일(11개월)이 걸린다.

특별법은 지난 8월31일 야당 단독으로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 회부된 뒤 이날까지 계류돼 있다. 법사위에서 90일 내(11월29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그 다음날 바로 본회의에 부의된다. 본회의에 부의된 날로부터 60일 내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돼야 한다. 12월 중에는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330일이나 되는 신속처리안건 처리 기한을 다 기다리기보다 여야 합의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특별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왜 특별법을 만들고 진상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며 “정부·여당은 이런 문제점, 의혹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 동참해 특별법을 협의해서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오는 29일 1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연다. 유가족들은 홍 원내대표에게 시민추모대회 초청장을 건넸다. 민주당이 공동 주최하는 만큼 당 차원에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17개 시·도당위원장들에게 추모대회에 참석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재명 대표도 참석을 검토 중이다.

국회에서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27일에 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30일에는 국회 생명안전포럼이 주최하는 추모 행사가 열린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