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아무데나 못산다?…고위험 성범죄자, 출소해도 ‘지정된 시설’에서만

26일부터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예고
법무부장관이 정한 ‘지정 거주시설’ 거주
국회 통과시 조두순‧김근식 등에도 적용
지정 거주시설 인근 주민 반발 가능성도
법무부 “최적의 장소 찾아 국민보호할 것”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재범 우려가 높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고위험 성범죄자는 출소 후에도 지정된 시설에 거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4일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오는 26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거주지 제한 법은 ‘한국형 제시카법’으로 불린다.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가 학교 등으로부터 1000∼2000 피트(약 305~610ｍ) 이내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제시카법을 본떠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거주지 제한 대상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 ▲3회 이상 성범죄로 검거돼 전자장치를 부착한 사람 가운데 성범죄로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 등이다.  

법원은 법무부 장관이 정한 ‘지정 거주시설’을 거주지로 지정한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 선택권을 박탈하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범죄자의 ‘거주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이중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쟁점은 국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거주시설은 어떻게 결정될까. 법무부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시설을 지정할 수도 있고 새로 만들 수도 있다”며 “지정할 예정이라는 것이고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거주제한 검토가 필요한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는 작년 말 기준 325명이다.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미 출소한 조두순·김근식·박병화 등에도 적용된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경기도 안산에서 당시 8세였던 여자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해 신체를 훼손했다. 징역 12년형을 받은 조씨는 2020년 12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김근식은 서울과 인천‧경기 등에서 미성년자 12명을 강제 추행하고 성폭행한 연쇄강간범이다. 박병화는 경기 수원에서 5년간 성인여성을 상대로 10차례에 걸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문제는 법안 통과와 ‘거주지 지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이다. 성범죄자 거주지로 지정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반복된 거주지 논란을 줄이고 국민을 성범죄로부터 더욱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협의를 거쳐 지역간 편차 없이 주민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