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성범죄자, 지정 시설에 거주 제한 추진…시설 마련은 어떻게?
법무부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지정 및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의 입법을 예고했다. 이 법안은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에도 법원이 지정한 ‘국가 운영 시설’에서 거주하도록 제한하고, 일부 성도착증이 있는 범죄자에 대해서는 검사의 성충동 약물치료 청구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지 지정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은 터라 시설 마련 및 운영 방법을 두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고위험 성범죄자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3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중 법원에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이들이다.
제·개정안은 전자감독 기간 동안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고 성충동 약물치료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이 도입될 경우 보호관찰소장은 출소 전이거나 전자감독 집행 중인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 제한명령을 검사에게 신청할 수 있다. 검사가 이를 받아들여 제한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이 최종적으로 거주지 제한명령 부과 여부를 판단한다.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검찰의 성충동 약물치료 청구도 의무화된다. 기소 단계에서 전문의가 대상자를 진단하면 그 결과에 따라 검사가 약물 치료를 법원에 청구하는 식이다. 한 장관은 거주지 제한 명령을 청구하는 데 있어 대상자의 약물치료 동의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제한 기간은 법원이 명령한 전자감독 기간과 동일하다. 대신 법무부는 가석방과 유사한 ‘임시 해제 신청’ 규정을 신설했다. 조건에 부합하는 고위험 성범죄자에 한해 시설 외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약물 치료를 잘 받는지 등을 감안해 (임시 해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 다시 시설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해당 시설을 어떻게 지정하고,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지금 단계에서 어느 지역에 (수용) 시설을 미리 둘 것인지를 정할 경우 우리가 하는 건설적 논의가 많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설에 거주하는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스스로 금전을 지불하고 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정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이런 시설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자력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본인의 비용을 청구하는 시스템으로 운용된다”고 했다.
시설이 지정될 경우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시설 지정 지역의 순찰을 강화함으로써 보안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지금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들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중앙관제센터도 24시간 운용되고 있다. 이 부분을 더 강화하겠다”며 “(입법 될 경우)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인력 증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 장관은 ‘한국형 제시카법이 거주이전자유를 비롯해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법리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했다. 한 장관은 “보안 처분은 이미 세계적으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며 “공익 차원에서 법률에 의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한민국 헌법”이라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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