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소년소녀연애하다’ 박희연CP+유규선 대표 “무해한 연애 예능은 없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남녀 출연자가 나와 서로 수줍은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 연애 리얼리티 예능은 어느 순간 안방의 대세가 됐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연애하는 것으로는 마땅치 않았다. ‘돌싱’ ‘환승’ ‘천국도’ 심지어는 ‘체인’ 등 옵션이 붙었다.
지난 5일부터 공개된 티빙의 예능 ‘소년 소녀 연애하다’*이하 소소연)는 음료도 따지면 독한 위스키나 칵테일이 아닌 무지방 우유 같다. 무해하다는 뜻이다. 남녀가 서로 질펀한 술상을 펼치지 않고, 울고불고 싸우지 않아도 연애담은 성립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시도가 오히려 도전적이다.
■ 쟁점1. 술상 없는 연애 리얼리티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는데 ‘밤’ 만큼 적절한 때는 없다. 많은 연애 리얼리티들이 야밤의 데이트를 주요 이벤트로 꼽는다. 하지만 미성년자들만이 출연하는 ‘소소연’에게 밤은 자기성찰의 시간이다. 낮에 ‘소소연 캠프’라는 배움터에서 각자 장기를 가르치며 가까워진 이들은 밤에는 ‘소소록’이라는 일종의 수양록을 쓰며 자신을 돌아본다.
“어떤 연애 리얼리티를 보더라도 자극이 많았어요. 오히려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는 덜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첫사랑을 경험하는 시기가 대부분 10대잖아요. 다들 서툴고 순수했던 연애에 대한 기억들이 있고요. 무해하지만 재미있는 콘텐츠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2년을 기획했습니다.”(유규선 대표)
■ 쟁점2. 검증 또 검증, 미성년자 섭외기
10대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섭외부터 조심스러웠다. 일단 자기표현이 명확한 예술계 고교생들이 우선 대상이었다. 부모님과 본인을 만나 오래 이야기를 나눴고, 동의를 얻었다. 그리고 인성이나 각종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친구들을 여러 통로로 만나 크로스체크했다.
“촬영현장에서는 청소년 상담사분이 함께 하면서 친구들을 도와줬어요. 그런데 우려와 달리 출연자들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새로운 경험을 많이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출연자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지내야 해 성격적인 부분을 파악했는데 가족들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유규선 대표)
출연을 하면서 남의 마음을 보통 탐구하는 이러한 형식의 프로그램과 다르게 ‘소소연’은 자신의 성장에 큰 가치를 뒀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소소록’을 써 내려가는 시간은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 쟁점 3. ‘나영석 사단’과 ‘김태호 사단’은 왜 협업했나?
‘소소연’은 tvN에서 나영석PD와 함께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을 연출했고, ‘유퀴즈 온 더 블록’으로 인기를 얻었다. 세간에는 ‘방송인 유병재의 매니저’로 더 알려진 유규선 대표는 최근 유병재 그리고 나PD, 김태호PD 등과 함께 작업한 이언주 작가 등과 함께 창작집단 블랙페이퍼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김태호PD의 제작사 TEO의 레이블로 합류했다. 따지고 보면 ‘소소연’은 나영석 사단과 김태호 사단의 협업인 것이다.
“이렇게 함께 하면 제작진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유 대표님이 기획의도 자체가 마치, 자극이 높을 때 우유를 마시는 것처럼 행복하고 무해했고요. 이언주 작가도 ‘꽃보다 할배’ 등을 함께 할 때 사람 이야기를 잘 담는 분이라 느꼈죠. 저희는 저희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연출을 맡은 이희선PD가 ‘환승연애’ 시즌 1, 2를 기획하고 제작해 그 노하우가 있었죠. 시너지가 많은 조합입니다. 그만큼 책임감 있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박희연CP)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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