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국형 제시카법' 가보지 않은 길…모두를 위한 조치"[일문일답]

"가만있으면 문제 반복…어렵지만 더는 방치 안돼"
"지역 특정은 일러…건설적인 논의부터 진행해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한국형 제시카법) 등 입법 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0.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법무부가 24일 조두순 같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다.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반복되는 주민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을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에 살게 하겠다는 게 골자다.

대상은 13세 미만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3회 이상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중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성범죄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려울 것이지만 가만있으면 같은 문제만 반복된다"며 "분명히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는 "사회 전체를 방어하는 처분이며 우리 헌법이 허용하는 정도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단계에서 특정 지역이 언급되면 건설적인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음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일문일답.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 무엇인가 ▶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는 이유가 있다. 만약 민가로 지정하면 주변 사람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관리 감독에서 구멍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특정한 곳을 지정하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면 광역 단체와 충분히 협의해서 기존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만약 지금 단계에서 어느 지역을 미리 정해놨다는 것을 말하면 지금 우리가 하는 이 대책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왜곡될 것이다.

저희가 통계를 여러 가지 내봤는데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서울에 몰려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어 광역 단체에 있는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많은 분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대상지 주변 사람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구체적인 시설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나 ▶지금도 주거가 부정한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해서는 특정 거주지를 지정하는 방식이 진행되고 있다. 보호 관찰이 집중돼 재범 방지 효과가 확실하다. 기존에 있던 시설을 참고하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본인의 자력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본인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기본적으로 비용을 받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자력이 없는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어서 강남역에 널브러지게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국민에게 해가 된다.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 전체를 방어하는 처분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에서 하루종일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자물쇠를 잠근다는 개념이 아니다. 주거를 그곳으로 정한다는 정도다. 그 정도는 우리 헌법이 허용하는 정도라고 판단한다.

또 (한국형 제시카법은) 보안 처분이다. 보안 처분은 세계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제시카법은 500m 밖으로 나가서 살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 제한이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주거 부정자의 거주를 지정하는 제도를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다.

헌법의 근본적인 가치를 훼손하면 안되지만 우리 제도와 비교해보면 헌법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라도 본다. 고위험 성범죄자들을 영어로 '섹슈얼 몬스터'라고 한다. 우리 사회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관리·감독 등 예산 문제도 생각해봤는지 ▶지금 보호관찰관 공직자들이 굉장히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대상자 1:1 점검도 하고 24시간 전자발찌 모니터링도 한다. 이미 중앙관제센터에서 하는 일이다. 이 부분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인력과 예산 증원도 필요하다. 충분히 명분이 있다고 보고 국회에서도 통과될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가 예상되는데 대응책은 ▶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이슈는 현행 그대로 두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분명히 대책이 필요하고 법무부가 오랫동안 검토한 결과 이 방안이 맞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최선이라고 판단한 법안을 제안드리는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열린 마음으로 여러 의견을 듣겠다.

ukgeun@news1.kr